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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으로의 발전: WEF 보고서 가운데 한 대목

- 없어지는 직업과 새로 생기는 직업 -

 


  역사학자 토인비(A. J. Toynbee)는 기술적 혁신을 점진적이고 연속적인 과정으로 보았다. 4차 산업혁명도 최근 몇 해 사이에 갑자기 나타난 것이 아니라 컴퓨터와 인터넷의 발전으로 점진적으로 이루어져 오다가 최근 들어 크게 확산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산업혁명의 흐름을 살펴보자. 18세기 기계 발명으로 생산체제가 공장제 산업체제로 변화되는 기계혁명 시기가 1차 산업혁명이고, 전기 동력에 의한 대량생산체제가 이루어진 것이 두 번째 산업혁명이다. 정보통신기술의 발달로 정보화와 자동화로 이루어진 지식정보 시기가 3차 산업혁명이다. 현재 우리가 처한 시대는 제 4차 산업혁명 시기로 인공지능과 초연결사회로서 지능혁명시대이다. 정보기술로 인해 자동화와 연결이 극대화된 초연결, 초지능이 가능한 사회다. , 컴퓨터-사람-기계들이 서로 연결되어 모여진 정보를 분석하여, 이를 의사결정 할 수 있는 지능을 발달시킴으로써 사물 간의 제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이로써 경제, 사회, 산업 등 모든 분야에 급격한 변화를 가져오게 된다.

 


  2016년 다보스 세계경제포럼(WEF)에서 4차 산업혁명의 주축 분야로는 인공지능, 증강현실,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클라우드, 사이버 물리 시스템, 온라인 학습, 공유경제, 3D 프린팅, 바이오, 나노 테크놀로지, 로봇, 자동진단 의료 디바이스 등이다.

  이 분야는 노동시장을 빠르게 변화시킬 뿐만 아니라 우리의 삶도 송두리째 바꾼다는 것이다. 어느 때보다도 매우 빠른 속도로 변화 시킨다는 것이다. 예컨대, 10년 후에는 사무직, 의사, 약사, 변호사, 회계사, 펀드 매니저, 기자, 자동차 기사, 판매원 같은 직업들이 사라질 것이란 전망이다. 이미 인공지능의 도움을 통해 의료 진단 및 시술, 약 제조, 법률 자문, 주식 투자 등이 전 세계적으로 운용되고 있다.

일자리의 미래(The Future of Job)’라는 다보스 포럼의 보고서에 의하면 기술진보가 일자리와 직업에서 많은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앞으로 수많은 일자리가 사라질 수 있고 새로운 일자리의 탄생으로 인류는 가장 큰 변화를 겪을 것이라는 예견 속에 우리가 살고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지금의 생산자(서비스 제공자)는 비용의 효율성과 고성능, 고품질 제품을 생산하여 고객의 마음을 얻는 경쟁구조라면, 미래는 소비자가 제품 종류와 특성 그리고 생산 시점까지 결정하는 형태로 변한다. 고객(서비스 이용자)은 제품의 소유에서 필요한 때와 원하는 장소에서 나만의 방식으로 이용하길 원한다는 것이다.

  기술발전은 교육, 학습, 연구 분야에서도 달라지는 부분이 여러 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예컨대 인터넷 기술과 단말기의 대중화 그리고 교육콘텐츠의 융합은 언제 어디서나 교육과 학습(MOOC )이 일어나고 있는 것을 목격하게 된다. 물리적으로 떨어져 있는 대학 연구소가 가상현실 공간을 통해 실험하는 가상 랩(Virtual Lab) 프로젝트 추진이 그것이다.

그것은 언제, 어디서나 교육과 학습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으로 물리적 공간인 기존의 학교가 아니라는 것이다. , 교육과 학습이 반드시 학교에서만 일어난다는 생각을 바꾸게 된다는 것으로 시공간이라는 한계를 넘어 교육 주제에 맞는 교육과 학습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또한 우리는 가상현실 기기를 통해 순간적으로 전 세계는 물론이거니와 가상 세계까지 오가며 다양한 간접경험을 할 수 있다. 증강현실 기술은 현실을 초월해 다양한 가상 이미지를 통해 평면의 한계를 벗어나 효과적인 교육과 학습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제까지 생각 없이 지나친 클라우스 슈밥(WEF 회장)융합과 연결이 우리 삶의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꿀 기술혁명의 시대가 도래 한다.’라는 말을 되새겨 본다.


글: 중앙도서관장 김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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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태안군 소원면 의항리 태배 전망대에 가면 자원봉사자에 대한 고마움을 알리는 전시관이 있다. 그 전시관에는 200712월 유조선과 바지선의 충돌로 원유가 유출되어 범벅이 된 바다와 해변의 끔찍한 모습과 123만 명의 자원봉사자들에 대한 고마운 마음이 찡하는 봉사활동 사진들이 전시되어있다.

작업복으로 갈아입은 수많은 봉사자들은 한겨울의 바닷바람을 맞으면서 바위덩어리와 자갈들이 덮어쓴 시커먼 기름을 닦아내는 모습과 들통으로 바닷물에서 기름을 건져서 기름통에 붓는 모습이다. 수거한 부직포, 수건, 각가지의 옷들을 담은 마대자루가 해변에 쫙 깔려있다. 작업장은 기름 냄새로 눈을 뜨거나 숨쉬기도 힘든 상황이지만 자신의 불편함은 아랑곳하지 않고 기름 제거에 혼신의 힘을 다하는 모습이다.

그들은 스스로 원해서 국가나 사회 또는 타인을 위해서 자신의 이해를 떠나 몸과 마음을 다하여 헌신하는 자원봉사자들이다. 어떤 대가도 없이 자발적으로 참여한 123만 명의 봉사자들이다.

 

사전적인 의미의 자원봉사란 자유의지라는 뜻을 가진 라틴어 볼룬타스(voluntas)에서 유래하였다. 한자말(自願奉仕)을 해석하면 스스로 원해서 받들고 섬긴다는 의미이다. 기본적으로 선의에 의해 자발적인 활동에 근거하고 있다. 국가권력이나 외부압력에 의해서 지배되는 것이 아닌 자유로운 활동을 의미한다. 그들의 특징은 자신이 봉사를 함으로써 어떤 이득을 챙기려는 상업성을 띤 행위가 아니라 가치있는 보람이나 자아실현 혹은 자아만족을 위한 행위라는 것이다.

 


최근 들어 우리 사회에서 자원봉사가 왜 중요해지고 있는가?

앞에서 말했듯이 자원봉사는 자신의 자아실현이나 정신적인 만족을 느낄 수 있는 행위이다. 남을 대가 없이 도와준다는 것, 그로인해 자신이 보람을 느낄 수 있다면 이는 귀중한 자산이 된다는 의미이다. 뿐만 아니라 국제적인 차원에서 봉사활동은 국가 간의 신뢰도 향상이라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예컨대 최근 우리나라의 원조 수혜국에서 공여국 클럽가입은 국가 간의 관계개선을 위해, 국제관계에서 중요한 활동국이 되는 것이다.

 

21세기는 자원봉사 시대라고 한다. 이는 자기실현으로 지역 공동체와 더 나아가 세계인의 복지증진을 추구해 나가는 시대라는 의미이다. 즉 세계시민으로써 지구촌 사회를 위해 상호연대 하면서 구축해 나가는 활동인 것이다.

 

그리고 자원봉사자는 일시적인 자애심이나 감상주의 혹은 영웅주의가 아니라 이웃과 함께 라는 점에 그 가치를 두어야 한다. 그러나 자유의지에 의해 자원봉사에 나섰다고는 하나 그 행동에는 제약이 있다. 도움을 주는 자 혹은 베푸는 자로 생각한다면, 이것은 좋지 않은 발상이다. 상대방의 입장에서 판단하고 이해하는 자세가 되어야 한다. 신뢰관계를 쌓고 약속을 지키며, 책임과 겸손을 겸비한 자세가 필요하다.

 

자원봉사에 대한 경험이 많은 선진국의 경우, 물질 중심의 풍요를 추구하면서, 또 한편으로는 정신적 삶을 추구하고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이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고자 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따라서 자원봉사는 이웃과의 나눔으로서 자기존재감과 인생의 의미를 찾는데 있다.

따라서 자원봉사는 아무런 대가없이 이웃을 돕는다는 작은 관심에서 시작하는 평범한 활동이지만 차원이 높은 사회활동으로 한 지역을 넘어 국제적으로 그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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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에 접어들면서 모든 트렌드의 변화 속도가 과거의 그것을 넘어서기 시작했다. 그래서 광속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는 더욱 미래를 내다보는 일에 집착하고 있는 것 같다.

우리는 왜 미래를 알려고 하는가! 내일에 대한 우리들의 막연한 불안감이나 단순한 호기심 때문일까? 단순히 그것만은 아닐 것이다. 그것은 다름 아닌 오늘을 사는 우리 모두가 공통적으로 직면한 문제일 것이다. 그것은 바로 변화의 속도.

그 변화의 속도에 밀리면 도태로 끝나지 않고 생존과 연결되기 때문이다. 개인, 조직 그리고 국가에 이르기까지 이 냉엄한 법칙(rule)이 엄격하게 적용되고 있다는 사실 때문이다.

TV 프로그램 중 명견만리는 내가 평소에 시청하는 프로그램 중 하나다. 변화하는 내일을 꿰뚫어보는 필살의 질문에 대한, 세상과 미래에 대한 혜안을 갖게 해주기 때문이다. 명견만리의 사전적 의미는, 만 리 밖의 일을 환하게 살펴서 알고 있다는 뜻으로, 관찰력, 판단력, 통찰력 따위가 뛰어남을 비유하는 말로 앞날의 일을 정확하게 내다봄을 이르는 말이다.

사실, 우리 모두가 미래에 대한 통찰력을 가질 수 있을까? 그렇지 못하다면 다른 사람의 통찰력을 빌리는 방법을 생각할 수 있다. 그 역할을 해 주는 것이 있어 명견만리 TV 프로그램이 아닌가 생각한다.

미래학자 풀러(Richard Buckminster Fuller)'지식 두 배 증가 곡선'에 의하면 인류의 지식 총량은 100년마다 두 배씩 증가해왔다고 한다. 그런데 1900년대부터 25년으로, 지금에 와서는 매 13개월마다 인류의 지식이 두 배로 증가하고 있다. 게다가 2030년이 되면 지식 총량은 단 3일을 주기로 두 배씩 늘어난다고 한다.

이처럼 시간과 함께 폭발적으로 증가 속도를 갖는 지식으로 인간 사회는 시간과 함께 더 급격한 변화를 맞게 될 것이다. 미래는 우리가 예상하지 못하는 속도에 가속도가 붙어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그런 역동적인 변화의 중심에 우리들이 살고 있다. 기준이나 관례 또는 규정들이 그대로 있음에도 말이다.

 


그러나, 다행스럽게 중대한 변화에는 그 변화를 예고하는 의미심장한 전조가 있다. 아주 사소한 트렌드라 하더라도 유심히 살펴보면 중대한 사회 변화의 징후를 읽어낼 수 있다.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생겨나는 여러 가지 트렌드는 미래를 향한 여정에서 방향타 역할을 한다. 따라서 트렌드를 빨리 포착하여 변화의 방향을 읽어내어 사회 전체의 아젠다를 제시하는 것은 어는 때보다도 중요한 때다.

현실에서 보는 작은 단서들을 가지고 향후 우리가 직면하게 될 미래에 대해 올바른 해답과 가능성을 찾아간다는 것이다.

예컨대, 스마트폰을 뛰어넘는(Beyond Smart Phone) 기술은 모든 공간과 사람이 인터넷으로 연결되는 시대, 웨어러블 기기가 주변 환경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되고 있다. 빅 데이터가 소비패턴을 바꾸고, 무인자동차를 넘어, 우주 엘리베이터를 개발하는 시대이다. 또한 글로벌 IT기업들이 집중하는 분야인 글로벌 사물인터넷에 연결되는 사물 수는 2-3 년 안에 260억 개로 예상하고 있다. 이렇게 된다면 우리의 일상생활을 완전히 뒤바뀌게 될 것이다.

바야흐로 시간이 가면 갈수록 변화의 속도에 가속도가 붙어 정신없이 바뀌는 이 시대에 우리가 살고 있는 것이다.

명견만리에서 다루어지는 주제들은 대체로 절박감이 배어 있다. 무한 질주하는 세상을 전망해 준다. 하지만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초유의 변화도 결국 인류의 협력으로 만들어낸 것이다. 세상은 손바닥 안의 스마트폰 속에서 인류의 생각과 실행의 결과들이 촘촘하게 엮이고 모여 거대한 변화의 물결이 만들어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 주변의 환경변화에 대해 더욱 더 민감하게 반응 할 필요가 있다. 우리에게 어두운 미래가 아닌 오히려 위기가 기회일 수 있을 수 있다. 밝은 지혜로 만 리를 내다보라는 명견만리 책은 TV 프로그램에서 미처 보여주지 못한 인터뷰와 사고를 한 발짝 더 확장하여 더 많은 것을 더 깊게 생각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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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 후반, 기계 발명과 기술 혁신에 의해 산업의 큰 변화는 사회적, 경제적 변화로 이어 졌다. 이를 제1차 산업혁명이라 한다. 증기기관과 기계화로 면직물 공업과 제철 공업 분야의 대 혁신이었다. 2차 산업혁명은 1870년대 이후 화학 공업과 전기 공업 등 새로운 공업 분야를 중심으로 이루어졌고, 1969년 이후 제3차 산업혁명은 인터넷에 의한 정보화와 자동화 생산시스템 주도하에 이루어졌다.

최근 세계 경제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것은 인공지능, 로봇기술, 생명과학이 주도하는 제4차 산업혁명이다. 4차 산업혁명은 로봇이나 인공지능을 통해 실재와 가상이 통합되어 사물을 제어할 수 있는 가상 물리 시스템의 구축으로 산업에서 기적 같은 큰 변화를 말한다.

큰 변화는 다름 아닌 시간이라는 속도다. 인터넷 서비스가 시작되면서 전 세계 약 5000만 명의 이용자를 확보하기까지 3년이 소요되었고, 페이스북은 1년 정도 걸렸다. 몇 달 전, 증강현실(AR) 모바일 게임인 포켓몬고는 단 19일 만에 세계적인 화제가 되었다. 이처럼 소비자의 기술 채택의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질문을 던져 본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승자는 어느 나라가 될까?

과거 산업혁명에서 산업의 패권이 영국에서 미국으로 넘어갔다가 다시 미국에서 일본으로 넘어갔다. 세계 선진국이라는 미국과 독일조차 아직 출발선 상에 있기 때문에 10, 20년이 지난 후에야 새로운 산업혁명의 승패를 확인 할 수 있을 것이다. 산업혁명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미세하게, 꾸준하게 진행되지만 그 윤곽이 보일 때는 산업구조가 다른 모습으로 변모해서 판세가 완전히 기운 상태일 것이다. 따라서 세계 최고의 기술을 갖추고 있는 기업이라 해도 제4차 산업혁명의 흐름에 올라타지 못하면 보잘 것 없는 하나의 하청 기업으로 존재할지도 모른다. 이는 우리 기업들에 대한 경고이기도 하다. 우리는 반도체, 스마트폰 등에서 일부지만 패권 형성에 성공한 경험을 갖고 있다. 그러나 새로운 파도인 제4차 산업혁명에서는 기회와 위기에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답이 나와 있지 않다.

앞으로 20년 내에 자동화 시스템으로 미국의 직업 중 47%가 사라질 것이라고 예측한 칼 베네딕트 프레이 영국 옥스퍼드대 교수가 역 산업혁명이 발생할 가능성에 대해 전망했다. 이는 제4차 산업혁명의 귀결이 산업 기반을 침체시킬 수 있다는 경고다. 경제학자 케인스가 말한 기술적 실업 즉, 기술 발전으로 광업, 농업 등의 노동자들이 실업 상태에 들어가는 것처럼 제4차 산업혁명 과정에서도 이와 같은 일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 프레이 교수의 논리다.

하지만 그는 미래에 대해 비관적인 것만은 아니다. 인간은 기계가 하지 못하는 창의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창의성에 플랫폼 경제(Platform Economy) 체제 구축이 그 대안이라는 것이다. 예컨대 구글의 경우 제조하는 상품은 하나도 없지만 세계 1위 기업이다. 그 이유는 강력한 플랫폼이 구글의 경쟁력이기 때문이다. 그렇다. 플랫폼 즉, 스마트 기기 등으로 정보기술이 끊임없이 진화하는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 모든 구성원들이 행동, 참여할 수 있게 하는 사이버 공간의 구축이다. 상상했던 모든 게 구현되는 장소가 만들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제품의 판매와 구매, 서비스, 고용창출, 기업의 운영까지도 플랫폼에서 이뤄지는 제4차 산업혁명은 플랫폼 경제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과거 산업혁명기와 비교할 때 지금의 정보기술 측면의 혁신은 새로운 기술발전 속도가 빠르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디지털 강국이면서 혁신국으로 가야 된다는 결론이다. 애플이 아이팟 기기 자체보다 아이튠즈 플랫폼을 통해 플랫폼 경제에 선제 대응할 수 있었다는 것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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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가정신(entrepreneurship: 창업가정신)에 대한 개념은 기업이 처해 있는 국가 상황이나 시대에 따라 바뀌어 왔고 여러 학문분야에서 다루어지는 복합적인 개념이기 때문에 기업가정신을 한 마디로 정의하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역사적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창업은 불확실성하에서 출발한다는 18세기 중농주의 경제학자 깡띠용(R. d. Cantillon)에서부터 출발한다.

19세기에 들어와 세이(Jean B. Say)는 생산기능을 추가하여 기업가(창업가)를 자본가와 구별하여 이윤이 창출되어야 한다고 한다. 이를 위해 제품, 생산공정, 생산요소 및 조직에서의 혁신을 담당하여야 하는 것이 기업가의 핵심역할이다.

20세기 이후에 기업가에 대해 슘페터(J. A. Schumpeter)는 창조적 파괴라는 비연속적인 발전이 자본주의의 본질로 새로운 결합을 추구하는 기업가 활동을 중시했다. 슘페터는 기업가의 이러한 특성을 혁신에서 찾았고, 기업가를 혁신가라고 보았다. 새로운 결합으로는 신기술 개발, 신제품 발명 또는 개발, 새로운 생산방법의 도입, 새로운 시장 개척, 새로운 원료나 부품 공급 및 새로운 조직형성 등을 기술혁신이라고 했다. 기업가정신에 의해 발현되는 창조적 파괴과정이 경제성장의 원동력이라고 강조하면서 기업가정신이 보다 친숙한 용어로 자리하게 된다. 슘페터 이후 기업가정신을 혁신의 관점에서 체계적으로 설명하고 있는 학자로 드러커(Peter F. Drucker)를 꼽을 수 있다. 그는 위험을 무릅쓰고 포착한 기회를 사업화하려는 모험과 도전으로 보고 있다. 드러커는 혁신을 기업가가 사업을 발전시킬 수 있는 수단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전통적인 의미의 기업가정신 역시 슘페터와 드러커의 정의와 크게 다르지 않다.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통찰력과 새로운 것에 과감히 도전하는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정신이 전통적 개념의 기업가정신이다.

 


그러나 어느 시대 어떤 상황에서든 기업가가 갖추어야 할 본질적 정신은 크게 다르지 않다. 기업은 이윤을 목적으로 운용하는 조직단위이기 때문에 생존을 위해서는 먼저 이윤을 창출해야 한다. 동시에 경제발전에 있어서 기업가정신의 역할은 단순히 국민소득을 향상시키는 것뿐만 아니라, 기업과 사회구조의 변화를 주도하여야 하며, 이러한 변화는 성장과 발전에 의해 이루어지고 구성원들에게 분배되어야 한다. 기업은 이윤을 사회에 환원한다는 점에서 사회적 책임도 가지고 있다. 따라서 기업가정신이란 기업의 본질인 이윤 추구와 사회적 책임의 수행을 위해 기업가가 마땅히 갖추어야 할 자세나 정신을 말한다.

 

우리나라를 대표 할 수 있는 창업 기업가들(삼성, 현대, 두산, SK )의 기업가정신을 고찰해 보면 고객제일주의, 산업보국, 인재양성, 공정한 경쟁, 사회적 책임의식이 그것이다. 이들, 창업 기업가들의 경영철학을 보면 꿈과 아이디어로부터 출발해서 기업가정신에 의해 구체적으로 실현된다는 단순한 법칙을 발견 할 수 있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여 이를 성공으로 이끄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의욕적으로 도전한 일들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를 얻거나 예측한 것과는 달리 경제 환경변화로 위기에 처하는 경우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창업자에게 의욕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목표를 향해 달려간다는 의욕과 성공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열정이었다.

이들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자신감과 성공 할 수 있다는 신념으로 모험에 도전하는 확고한 기업가정신이다.

시장 환경은 늘상 변화해왔고 계속 변한다. 영원한 성공도 1등도 없다. 끊임없이 변하는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확고한 기업가정신만이 해결책인 것이다.

 

우리 학교 양 캠퍼스 중앙도서관에는 기업가정신 및 창업 관련 소장자료의 디지털 컬렉션 구축과 분산되어 있는 관련 자료를 집중화하였다. 학생들이 창업의 꿈을 이루고 이를 성장 발전시키는 데 초석이 되리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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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기업(영리 혹은 비영리 조직)이 정상에 서 있을 때 새로운 사고와 변화를 도외시하는 경향이 있다. 경쟁시장에서 1등의 자리에 올라 있으므로 그냥 그 자리에 머물러 있고 싶어 하는 습관, 바로 그것이다. 이들은 중대한 위기에 직면하고서야, 이들의 오랜 습관을 변화시키려 한다. 물론 자신이 현재 하는 일과 몸담고 있는 기업에 자부심을 갖는다는 것은 기업을 위해서도, 자신을 위해서도 필요한 일이다. 그러나 현재의 1등이 영원한 1등이 아니듯이 지나친 자부심은 변화를 둔감하게 하고, 나아가 기업의 성장을 저해할 수도 있는 위험한 상상이다.

 

우리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코드는 변화라는 단어로 집약될 수 있다. IMF 이후 많은 부문에서 변화가 일어났고, 갈수록 변화의 속도는 빨라지고 있다. 사회 모든 조직에서 구조조정을 비롯한 숨 가쁜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노력이 경주되고 있다. 그런데 우리 주위에 있는 성공한 기업들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시장과 고객의 요구에 완벽하게 부응하여 가치 있는 상품을 만들었고 최적의 서비스를 제공했기 때문에 현존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성공한 기업들이 위기를 기회로, 기회를 성공으로 만들 수 있었던 결정적인 요인은 무엇일까? 그 해답은 환경변화에 부응하여 지속적으로 좋은 상황을 준비하는 힘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볼 때, 내게 있어 가장 어려운 것은 나 자신을 변화시키는 일이다. 사물이 변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변하는 것이다.


 


왜 변화에 대처하는 것이 쉽지 않은 것인가?

세상을 바꾸는 것보다 더 힘든 것은 내 안에 있는 나를 바꾸는 것이다. 변화를 위해 자신을 설득하고 자신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역설적이긴 하지만 변화를 간절히 원하면서도 변화를 무척 싫어하는 것이 인간이다. 그럼에도 성장과 발전을 거듭하는 기업들은 작은 변화에 적응하지 못했다 해도, 포기하지 않고 마치 오뚜기처럼 또 다시 시도하였다.

 

최근, IT가 복합적으로 진화해서 SMART라는 인식이 우리 사회에 밀려오더니만 여기에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머신러닝(Machine Learning)등의 환경에 딥러닝(Deep Learning)으로 혁신에 혁신으로 무장해서 우리 일상생활 깊숙이 들어와 있다. AI로 인해 모든 산업(일자리)구조가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바뀌고 있다. 이처럼 환경변화가 너무나도 빠르게 진화를 거듭하고 있기 때문에 모든 조직이 성장 발전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새로운 계획과 다름의 전략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아마도 우리 사고의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하는 획기적인 변화상들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 예상된다. 이에 적응하는 길은 제도와 시스템을 유연하게 바꾸는 것이다. 무엇을 어떻게 바꾸어야 할 지 확실하게 말하기 어렵다. 다만 확실한 것은 지금 바로 변화에 대처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AI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에게 주어지는 시간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짧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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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학 교육의 화두는 과학적 문화와 인문학적 문화의 합류(융합)로 창의와 잠재력의 확충입니다.

이 시대에 문화, 국가, 제도의 경계와 구별은 자기 진화 논리 앞에서 새롭게 진화하고 있습니다.

경희대학교 경영대학 김양균 교수님은 물고기 대구를 통해 융합의 담론을 쉽게 풀어 말씀해 주십니다.

 

 

 

 

융합적 사고와 대구(大口)

 

 

김양균 (학생처장, 경영대학 교수)

 

 

 

요즈음 학문간 융합, 다학제 교육, 통섭이라는 이름으로 학문간 연계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학문간 융합은 정의하는 주체가 누가 되느냐에 따라 다른 방향으로 접근할 수 있다. 교수 또는 연구자는 전문적인 지식을 상호 활용하는 것이라고, 학생들은 다양한 분야에 대해 배우고 습득하는 것이라고 접근할 것이다. 그리고 직원들은 다전공, 복수전공 등으로 접근할 것이다. 기업에서는 공학을 전공한 사람의 경우, 인간의 본질 또는 감성에 대한 부분이 부족하기 때문에 인문학적인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학문간 융합은 제각각으로 접근 가능하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학문간 융합을 통해 학생들이 융합적 사고를 하게끔 만들어야겠다는 것에는 모든 사람이 동의할 것이다.

 

교육학 전공자도 아니고, 철학 전공자도 아닌, 경영학 전공자인 내가 생각하고 있는 융합적 사고를 증진시키기 위해 학부생들에게 필요한 학문간 융합에 대해서 겨울철 별미인 생선 대구를 가지고 표현하고자 한다. 일반적으로 대구를 떠올리면 우리는 자신이 가진 지식과 경험을 가지고 대구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어머니가 추운 겨울에 끓여주시던 시원한 대구탕을 떠올리면 맛있고 담백했던 생선으로 기억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돈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대구 한 마리를 잡으면 얼마나 벌까를 생각할 수도 있고, 경영학을 전공한 사람이라면 대구를 잡기 위한 어선의 감가상각과 기름값, 어부들의 임금을 고려하면 대구 몇 마리를 잡아야 손익분기점일까를 생각할 것이다. 그리고 조금 더 깊게 들어가는 경영학도라면 어부들을 어떻게 동기 부여해야 피곤하지 않고 더 많은 대구를 잡을 수 있을까? 또는 과연 만족한 어부가 대구를 많이 잡을 수 있을까? 까지도 생각할 것이다.

 

시각을 바꾸어서, 식품영양학을 전공한 사람이라면 대구 한 마리의 열량과 단백질, 지방, 비타민의 함량이 얼마이기 때문에 일주일에 몇 번을 먹어야 영양소의 균형이 맞는지를 생각할 것이다. 또 조리학을 전공한 사람이라면 대구를 어떻게 하면 더 맛나게 하여 많은 사람들이 먹을 수 있게 할까를 생각할 것이다. 생물학을 전공한 사람이라면 어류는 생물학적으로 무엇이고 어류 중에 대구는 어떠한 범주에 속하는지 한류성 어종인지, 아니면 난류성 어종인지를 생각할 것이다. 수산자원학을 전공한 사람은 대구는 양식될 수 있는지를 생각할 것이며, 양식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것이며 또한 공학적인 방법으로 양식할 수 있는 장치를 개발하려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문화 또는 인류학을 전공한 사람은 대구를 좋아했던 바이킹이 대구를 잡기위해 쫒아서 북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했다고 말하며, 대구는 인류의 역사 속에도 살아 숨쉬고 있다고 말할 것이다.

 

우리의 교육을 생각해 보면, 학생들에게 대구에 대해 하나만을 생각하라고 강요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반성하게 된다. 대구라는 생선을 설명하기 위한 다양한 관점이 있는데, 전문분야의 접근법만을 고집하면서 또는 자신의 전문분야만이 최고라고 자부하면서 다양한 사고로 접근할 수 있는 가능성에는 문을 닫아버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다시 한 번 질문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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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으로 신화를 창조한 잡스를 생각하며 





경희대학교 중앙도서관장 김 한 원




그야말로 잡스의 일생은 IT의 역사이다. 21세에 차고에서 PC를 조립하면서 애플을 창업한 그는 매킨토시,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로 이어지는 혁신 제품으로 정보통신 문화의 지형을 바꾸어 놓았다. 창조적 혁신으로 정보통신 시장 질서를 ‘애플’로 바꿔 논 대 사건이다. 주어지는 위험을 감수하면서 실패에 굴하지 않고 창의적 발상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일에 일생을 건 잡스였다. 기업가정신의 표상인 것이다. 


그는 세계 최초로 개인용 컴퓨터 시대를 열기위해 마우스를 이용한 매킨토시 컴퓨터를 만들어 사용자 환경에 일대 혁신을 불러 일으켰다. 그러나 새로운 시스템의 아이팟이 출시되었을 당시의 반응은 신통치 않았다. 부가기능이 많지 않고 무거우며 가격이 비싸다는 이유다.

하지만 아이팟은 세계적인 인기를 한 몸에 받았을 뿐 아니라 21세기 문화를 대변하는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다. 단순하고 참신한 디자인과 터치 방식의 아이팟은 듣고, 보는 즐거움을 지닌 하나의 예술품으로 받아들여진 것이다. 이어서 출시된 아이폰은 터치스크린을 기반으로 아이팟, 휴대전화, 인터넷이라는 세 가지 기능이 하나로 뭉쳐진 스마트 휴대전화다. 컴퓨터로 할 수 있는 작업 중 일부를 휴대폰에서도 할 수 있게 개발된 휴대 기기인 것이다.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을 검색하고 메일을 주고받을 수 있다. 그야말로 세상을 깜짝 놀래킨 지능형 단말기인 것이다. 


그의 열정은 여기서 끝난 것이 아니다. PC와 노트북을 아이패드로 변형시켜 고정관념을 깬 새로운 가치를 세상에 내놓았다. 그가 새로운 정보통신의 문화 세계를 창조한 것이다. 


잡스의 창조력과 상상력은 끊임없이 발전되었고 그리고 항상 이루어졌다. 인터넷상의 서버를 통해 데이터를 저장시킴으로써 콘텐츠를 시간과 장소와 무관하게 정보통신 관련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클라우드 컴퓨팅’ 시대를 열어 준 것이다. 컴퓨터 단말기로 서버에 접속해서 서버에 있는 각종 프로그램, 음악, 책, 사진, 문서 등을 원격으로 사용한다는 것이다. 실로 그가 이룬 새로운 정보통신 문명사회를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잡스의 인생은 순탄한 것만은 아니었다. 잡스는 애플을 설립하여 세계 최초의 개인용 컴퓨터 애플I에 이어 애플II를 출시한다. 애플II는 시장으로부터 엄청난 반응을 가져왔다. 그러나 이어지는 개발 제품들 특히 Lisa컴퓨터 판매가 순조롭게 이루어지지 않자 애플을 떠나 픽사(Pixar)라는 회사를 창업한다. ‘토이스토리’를 출시하여 대박을 내자 픽사를 상장시키고, 이로써 스티브 잡스는 성공한 기업가로 변신한다. 


그 즈음 잡스는 쫓겨났던 애플에 복귀한다. 복귀한 잡스는 제품을 만들어 판다는 사고에서 혁신과 창의성 상품 개발에 초점을 둔다. 복잡한 것을 단순하게, 좀 더 아름다운 디자인으로 그리고 어려운 것을 손쉽게 하는 것이다. 




그의 이력을 한마디로 표현 한다면 역경의 극복이다. 그의 삶은 도전과 실패, 성공으로 점철되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실패를 교훈으로 삼아서 혁신의 과정을 통해 신화를 창조한 사람이다. 잡스가 바꾼 세상은 여기 까지가 아니다. 그는 우리에게 커다란 교훈을 남겼다. 그가 꿈꾸던 ‘Think Different’의 실천이다.


이런 맥락에서 ‘그가 꿈꾸는 도서관은 어떤 모습일까?’ 하고 생각해 본다. 종이책과 dibrary의 조화였을 것이다. 조금 더 나아가면, 그가 꿈꾸는 도서관은 가상의 도서관으로 네트워크로 연결된 시공을 초월한 사이버 공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단말기를 통해 원하는 콘텐츠를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이용할 수 있는 ‘클라우드 컴퓨팅’ 시대를 열어 주었기 때문이다. 그가 꿈꾸는 도서관 혁신은 복합적으로 연결된 문화가 기획 운용되고 지적 자원들이 콘텐츠 화되어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이용되는 그런 장소가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 본다.








작성일 : 2015년 11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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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의 박선영 기자가 '집밥'에 대해 저로 하여금 여러가지를 고민하게 만든 기사를 써서 올렸습니다.

(http://hankookilbo.com/v/1701745c02834f22a3e5397d57caf713)

기사의 서두에 이렇게 얘기하고 있네요.

 

‘집밥’이 인기를 넘어, 대세를 지나, 논쟁에까지 이르렀다. 오늘날 우리 사회의 가장 뜨거운 관심사가 된 음식에 백종원이라는 가공할 ‘푸드 엔터테이너’의 등장까지, ‘집밥’은 이제 인기 있는 외식메뉴라는 흥미로운 아이러니에서 사회ㆍ문화적 담론의 대상으로 지위가 변모했다. 설탕 팍팍 친 단순 레시피로 주부들을 사로잡은 백종원씨가 ‘집밥 선생’으로 불리는 게 온당한가, 백종원 열풍의 원인이 “맞벌이 탓에 엄마의 사랑을 받아먹은 기억이 없는 20ㆍ30대의 결핍” 때문이라고 쓴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씨의 분석은 타당한가, 집밥의 낭만화는 타파해야 할 모성신화에 기반한 여성억압기제 아닌가, 그런데 즐비한 저 집밥식당의 음식들은 정녕 엄마가 해주던 집밥의 그 맛이긴 한가…, 의문이 줄을 잇는다.

 

저두 여러 모로 궁금해지는 '집밥'의 정의가 무엇일까 생각해 보면, '집에서 식구들끼리 먹기 위한 정성을 들인 음식'정도가 아닐까 싶습니다. 제 개인의 생각은 그렇습니다.

지금 저는 사서이지만, 집에서는 요리를 해야하는 주부입니다.

손맛이 없어서 우리 딸의 추억의 집밥은 할머니의 요리일겁니다.

그래도 손맛없는 엄마가 한 제품양념의 된장찌개도, 그저 심플한 양념으로 만든 어묵볶음도,  제가 맛낸 육수로 끓여낸 미역국도 맛있다고 얘기해 줍니다. 엄마의 독특한 음식이라고 얘기해 줍니다.

저도 우리 딸의 손맛을 기억합니다.

엄마를 위해 밥솥에서 만든 치즈케익과 나름 양념을 고안해 만든 떡볶이..

엄마가 지은 밥이 아니더라도 식구끼리 먹기위해 정성을 들인 음식이라면, 가족끼리 옹기종기 모여앉아 따뜻한 기억이 있는 음식이라면 집밥이라 하고 싶습니다.

 

이런 집밥의 전성시대에 도서관에서 요리책 살짝 빌려다가 식구들 모아놓고 '집밥' 한 번 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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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은 인류의 가장 귀중한 보물창고

 

 

김미애(음악대학 학장)

 

 

 

 

 요즈음은 인터넷을 통하여 현시대의 갖가지 자료뿐만 아니라 굉장히 오래된 옛 자료도 잘 찾아볼 수 있으니, 참으로 대단한 시대에 살고 있다고 감탄하곤 한다. 옛 자료나 현재의 자료나 인터넷에서 제공하는 학술자료는 아직 좁은 범위를 벗어나지 못한 단계이기는 하지만, 일 년이 다르게 계속 풍부해지고 있다. 필자는 인터넷을 검색하여 운이 좋게도, 내가 찾던 출판된 지 수 백년이 지난 귀한 원서를 다운로드 받게 될 때 굉장히 감동받곤 한다. 시간적 노력과 경제적인 면을 모두 혁신적으로 절약해주는 인터넷이 너무 고맙다. 그러나 다시 생각해보면 인터넷의 발달에만 고마워할 일은 아니다. 수 백 년의 역사와 수 십 만권의 장서를 자랑하는 도서관들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이러한 일은 아예 생기지도 않았을 테니까 말이다.

 

 

  

성 갈렌 수도원에 보전되어 있는 8세기에 제작된 라틴어 필사본성 갈렌 수도원에 보전되어 있는 8세기에 제작된 라틴어 필사본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현존하는 도서관은 7세기 초에 세워진 성 갈렌(St. Gallen) 수도원 도서관이다. 이 도서관에는 옛 수도사들이 직접 손으로 정성들여서 쓴 책이 15만권 이상이나 보존되어 있다고 한다. 옛 저자들은 자신의 생각을 최선을 다해서 책에 담아내었고, 그중 선택된 책들이 도서관에 곱게 보관되었다. 책을 통해서 우리는 시공을 초월하여 곧바로 그들의 정신과 접선한다. 이렇게 옛 저자의 정신과 직접 만나는 작업이 중요한 분야 중에 클래식음악이 있다. 연주자는 바흐나 모차르트 등 옛 작곡가들의 정신을 이해하고 분석 정리하는 선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마치 그 작곡가가 부활한 것처럼 최대한 그 얼을 살려 연주하는 것을 가장 이상적인 연주로 여긴다. 그런 연주를 위해서 클래식 연주자들은 끊임없이 연구하며 노력한다. 또한 음악학자들은 도서관 작업을 통하여 옛 작곡가의 자필악보와 옛 연주법도서를 발굴하고 연구하여 음악인들에게 또 애호가들에게 제공한다. 그들은 고서와 고악보를 현재의 언어와 현재의 악보로 변환시켜서 전달해주기도 하고, 논문이나 책으로 자신이 그 음악에 대하여 이해한 바를 설명하고 논술한다. 물론 현재의 음악에 대한 기록과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현재의 자료는 또한 미래의 역사가 될 것이다. 도서관에는 이러한 일련의 연구물들이 끊임없이 계속 증가되며 보관된다.

 

사진출처 http://www.europeanaregia.eu/en/manuscripts/st-gallen-stiftsbibliothek-cod-sang-125/en

 

 

 

 

 

오스트리아의 멜크(Melk) 수도원의 도서관. 10만여권의 장서를 보관하고 있다.오스트리아의 멜크(Melk) 수도원의 도서관. 10만여권의 장서를 보관하고 있다. 18세기에 건립된 바로크양식 건축으로 세계 최고의 아름다운 도서관으로 손꼽힌다.

사진출처 http://worldismostwonderful.blogspot.kr/2011/02/cool-libraries.html

 

 

 

 세계에는 긴 역사와 수십만 권의 장서, 아름다운 도서관 건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도서관들이 상당수 있다. 우리나라는 도서관의 역사가 4세기인 고구려로 거슬러 올라간다고 한다. 조선시대에 혁혁한 학자들을 배출했던 집현전, 홍문관, 규장각 등도 가장 기본적인 기능은 도서관이었다고 하는데, 그 모습이 오늘날까지 보존되면서 발전 확장되었더라면 참 멋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우리 경희대학교 중앙도서관은 건축양식이 독특해서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서관 중에 속한다. 그러나 날이 갈수록 늘어나는 보유서적의 보관 문제로 인하여, 현재의 도서관 옆 뒤편에 새 건물을 신축하려는 계획을 실행 중이라고 한다. 아무쪼록 신도서관 건립이 순조롭게 진행되어서 경희대학교 중앙도서관이 구관과 신관의 아름다운 모습이 어우러지는, 아시아 최고의 도서관으로 손꼽히기를 기원하면서 이글을 마치고자 한다.

 

 

 

 

 

작성일 : 2015년 6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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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사회와 상생(相生)하는 대학도서관

 

 

중앙도서관 열람과장

(생활과학대학 실장)

이 성 희

 

  대학이 지역사회 발전의 원동력이 되기 위해서는 우선 지역사회와의 원활한 협력관계가 형성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대학이 지역사회에 봉사하는 기관으로서의 역할이 요구된다.

 

대학도서관도 예외일 수 없으며, 많은 대학들이 지역사회와의 연대 및 서비스 차원에서 대학도서관을 여러 형태로 지역주민들에게 개방하고 있다.

 

도서관법 제73항에는 대학도서관은 그 설립 목적의 수행에 지장이 없는 범위 안에서 공중이 이용할 수 있도록 시설 및 자료를 제공할 수 있다라고 명시되어 있다. 따라서 대학도서관은 대학 내 교육연구학습 지원은 물론 지역사회발전과 지역주민의 삶의 질적 향상을 위해 대외적으로 지식정보자원을 서비스함이 바람직하다고 여겨진다. 물론 대학도서관을 개방하면 자료 분실 및 훼손, 열람석 공간부족, 다양한 이용자 출입으로 인한 면학분위기 저해, 서비스 인력부족 등 다소 불편함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대학도서관이 가지고 있는 지식정보를 지역주민들에게 제공하고 유기적인 관계를 맺음으로 지역사회와 함께 지속적인 발전을 거듭할 수 있다는 점 등을 고려했을 때 긍정적인 효과가 더욱 크다고 하겠다.

 

따라서 대학도서관의 지역사회 개방은 대학의 지역사회 봉사라는 사명을 실현하는 중요한 방안이 될수 있으며 그 자체가 정보평등권 보장과 이용자의 평생학습 능력 신장이라는 도서관 본연의 사명이자 책무를 수행하는 길이 될 것이다. 정보와 문화로부터 소외 받을 수 있는 지역주민에게 지역 정보서비스 거점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도서관의 이상 실현과 공적 자원의 사회 환원이라는 부차적인 효과도 거둘 수 있다.[각주:1]

 

  경희대학교 중앙도서관은 지역 주민을 위한 도서관 서비스, 동대문구정보화도서관 우수 이용자 도서 대출 회기동 주민 대상 도서 대출 지역 초등학교 대상 독서 교실 지역 초··고 교사 도서대출 지역 중·고등학교 대상 도서관 봉사활동 독서토론회와 작은음악회 등의 문화 행사 등을 진행,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와 같은 서비스로 인해 지난 2010년에는 대학도서관 평가에서 지역사회 연계 및 대외 협력 활성화우수도서관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많은 대학들이 대학도서관을 통해 지역사회 연대와 서비스 제공에 나선 가운데 경희대학교 중앙도서관이 지역사회 발전에 더욱 기여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지역주민들에게 도서관의 자료와 시설을 개방하고 제공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한걸음 더 나아가 지역사회를 찾아가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고려해 볼만 하다.

특히 이른바 지역의 소외계층이나 노인복지회관 등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도서관을 운영하거나, 주말을 이용해 사서들이 봉사활동을 펼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것이다.

 

이를 통해 사회 재교육차원의 평생교육 기능의 강화, 지역사회 봉사차원의 주민 서비스 강화 등 지역사회와 상생하고 변화를 주도하는 대학도서관의 모습을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1. 장우권, “대학도서관의 지역사회연대와 서비스에 관한 연구”, 한국도서관·정보학회지 제40권 제1호, (2009).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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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하는 일

 

 

중앙도서관 사서과장

장 소 영


 

12월은 다사다난했던 한 해라는 말을 떠올리며 한 해를 되돌아보게 되는 달인 것 같습니다.

올해는 유독 힘든 일이 많은 한 해였습니다.

경주 리조트 붕괴사고나 세월호 참사와 같은 대형 사고의 아픔과, 같은 시대를 살던 연예인의 죽음, 수험생 부모 입장에서 본 수능 등등을 보며 이런 저런 생각이 많아졌습니다. 마음이 아프고 분노와 싱숭생숭한 마음이 드는 이유를 내 나이가 이런 나인가?’하며 40대 중반을 넘어선 나이 탓으로 슬쩍 한번 밀어도 보고, 사회와 국가 탓도 해 봅니다.

 

도서관도 작년부터 위기의 시기를 맞았습니다.

대학의 재정 압박으로 급작스럽게 줄어든 예산과 감소된 인력에 대한 충원 가능성의 부재로, 자료구입을 포함하여 각종 서비스의 위축이 예상되었습니다. 이로 인한 이용자의 만족도와 신뢰도 및 대외 위상 저하도 고민이었습니다. 또한 도서관 신축사업과 기금의 모금활동에 대한 변화의 필요성이 제기되었습니다. 우리는 이런 고민들을 반값등록금 정책 탓이다, 대학본부 탓이다 궁시렁 대면서 한탄만 하고 넘어간 것은 아니었습니다. 어떻게 해결할지 요리조리 궁리하며 해결책 논의를 시작했고, 변화의 실마리를 계속 찾았습니다.

 

이런 위기에 대해 우리 도서관은 이렇게 해왔습니다.

우선, 우리는 기본을 다시 생각했습니다. 대학도서관의 존재이유와 가치, 사명에 대해 다시 생각하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고민했습니다. 이에 도서관의 중점기조와 핵심가치, 2014년 목표를 설정하였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학술자원 선정 및 구독의 원칙을 정해 부족한 예산으로 인한 구독중단의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였고, 중단된 자원으로 인한 자료부족은 사서의 서비스를 통해 지원이 되도록 인력과 업무를 재배치하였습니다. 또한 이러한 상황을 각 도서관 현장에서 소통을 통해 이해를 구하고 설득을 했습니다.

 

서비스와 소통의 비중이 높아진 만큼 사서 스스로가 역량을 높여야겠기에 각종 연구모임을 활성화하고, 업무를 개선하기 위해 새로운 아이디어로 여러 가지 기획들을 만들어 내고 함께 실행해 왔습니다.

 

더불어 이용자들이 도서관 자원을 더욱 잘 이용하도록 하기 위해 소통의 채널을 다양화하였습니다. 매년 예산심의를 위해 학년 초에 1회만 진행하던 도서관위원회를 하반기에도 진행하여 도서관 운영전반에 대한 이해를 높였습니다. 기존 대출반납창구서비스를 강화하고, 주제별로 이용자의 소리를 더욱 잘 듣기 위한 각 분관 사서들의 개별면담과 설문조사도 진행하여 현장의 목소리도 들었습니다. 블로그와 트위터 등 SNS를 강화하여 도서관의 서비스에 대한 친밀도를 높이고자 노력하였습니다.



 

<2019년 완공 목표인 신축도서관 입면도>



도서관 신축사업은, 새로 지어질 도서관의 위치와 입면도를 결정하였고, 모금종합계획을 통해 기금모금업무에 더욱 힘을 싣는 한해가 되었습니다. 지금 도서관 옆에 지어질 새로운 도서관이 어떠한 가치와 철학으로 지어질지 브로슈어와 홈페이지 등을 통해 홍보하고, 직접 대내외 여러 교수님과 동문, 학우들을 만나면서 2019년 완공을 위해 열심히 뛰고 있습니다.


이런 일들을 우리 도서관이 해왔고 또 계속 할 예정입니다.

이것은 우리를 둘러싼 어려운 환경들을 머리로 재고 계산한 것이 아닙니다.

불편을 겪을 이용자를 생각하고 도서관의 기본을 고민합니다.

그런 마음으로, 마음이 시켜 하는 일입니다.

아직은 우리의 마음이 많은 사람의 마음을 울리는 일이 되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그래도 조금은 닿지 않았을까, 조금은 기억해 주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다시, 대학도서관을 생각해 봅니다.

지식과 지혜가, 사람과 마음이 흐르는 피처럼 들락거리는 심장같은 도서관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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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들이 반값 등록금과 교육부의 대학 구조조정 정책 등과 맞물려 재정적인 어려움을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다른 대학들도 이제는 피부에 와 닿나 봅니다.

들리는 얘기는 대학도서관의 예산부터 손을 대고 있다는 소식이구요..

 

 

우리 도서관도 도서구입비가 대폭 삭감되었습니다만, 다른 대학들도 마찬가지인가봅니다.

도서관이 대학의 기본 교육환경은 맞겠죠?

힘을 내야할 시점에 사기가 살짝 떨어지는 아침입니다.

 

도서구입비의 감축으로 인해 어려워질 교육 및 연구역량의 유지를 위해 우리 도서관 사서들이 어떻게 하고 있을까요?

얼마의 노력을 들이고 있는지 다들 아실까요?

적어도 도서관 서비스를 받고 있는 학우여러분과 교수님들은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우리의 도서관 서비스를 기억하고 적극 활용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어떻게 홍보해 볼까 고민하는 아침에 넋두리 한자락 올려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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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스승

 

정광식(중앙도서관 참고열람과장) 

 

우리는 누군가의 삶을 접하고 감동한 적이 있는가? 그의 글이나 말을 접할 때마다 가슴이 뛰고 행복과 희열과 힘이 샘솟게 하는 인물이 있던가? 그런 인물을 발견했다면, 그는 분명 누구나 부러워할 만큼 행복한 사람일 것이다.

 

대동여지도를 그린 김정호의 생애와 작품을 평생 연구하는 사람이 있다. 김정호의 성취와 생애를 연구하면 할수록 학자로서 그리고 전문직업인으로서의 그의 열정과 탐구정신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고 그의 인간적 면모에 애정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고 한다. 김정호에 대한 애정이 워낙 크다 보니 그는 120여 년 전의 인물을 서슴없이 친구라고 부른다. 그는 김정호의 지도를 들여다보고 그의 글을 읽으면서 이 친구 봐라! 이런 것까지 생각해내고 구현해놓았네!”하며 눈앞의 친구 대하듯이 하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오늘도 친구 김정호를 자랑하며 다닌다. 우리는 이렇게 평생 의지할만한 마음의 친구를 발견하였는가?

 

애플 신화의 주인공 스티브 잡스는 괴팍한 성격의 소유자로도 잘 알려졌다. 그는 또한 평생 영성(靈性)을 추구한 사람이기도 하였다. 2011년 그가 세상을 떠나기 몇 달 전 그의 아이패드2에 남아있던 유일한 전자책은 한 영적 스승의 자서전이었으며, 조촐하게 치러진 그의 추도식에 참석한 조문객들에게는 고인(故人)의 뜻에 따라서 그 자서전이 한 권씩 지급되었다고 한다. 우리는 그렇게 평생 의지하고 따를만한 인생의 스승을 발견하였는가?

 

가을은 흔히 독서와 사색의 계절이라고 한다. 마음의 친구나 인생의 스승을 아직 발견하지 못하였다면, 이제는 도서관으로 발길을 돌려야 할 때이다. 도서관에는 마음의 양식이 될 만한 책이 많이 있고, 평생 친구나 인생의 스승으로 삼을만한 인물들에 대한 책도 많이 있다. 논어나 맹자 같은 동양의 고전에서 자신의 멘토를 발견할 수도 있고, 서양의 고전에서 새로운 삶의 길을 제시받을 수 있다. 몇백 년 이상 읽힌 책이라면 고전으로서의 그 가치는 이미 입증된 것이라고 누군가가 말했다.

 

역사적으로 위대한 인물에게서만 멘토를 찾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사소한 역할이라도 묵묵히 충실하게 수행하는 사람들 이야기에서도 우리는 감명을 받을 수 있고 인생의 멘토를 발견할 수 있다. 그렇게 각자 자신의 직분에 충실한 사람들 덕분에 이 세상이 이만큼이라도 살만한 세상이 되지 않았겠는가? 우리는 그런 분들에게 감사 또 감사드린다.

 

올바른 길을 찾았다고 해서 인생의 스승을 발견했다고 해서 우리의 목표가 저절로 달성되는 것은 아니다. 배운 바대로 계속 정진하고 또 정진하는 것만이 우리의 목표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가는 길이 될 것이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노력 또 노력한다(Keep on keeping on).

 

 

Keep on keeping on until you reach the Goal of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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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기사의 덧붙임입니다.

작년(2013년) 3월에 대학도서관 진흥법이 새롭게 발의되었습니다.

이번에는 제대로 진행되어 가나 했는데 아직 답보 중입니다.

 

지난 달에는 전국의 대학도서관장의 서명운동도 전개되었습니다.

대학도서관은 대학이 대학답게 되기 위해 연구와 학습이 순조롭게 이루어 지도록 지원해야 하는 기관입니다.

또한 소통과 협력으로 새로운 지혜가 피어나는 곳입니다.

법을 통해 최소한의 기준과 새로운 선순환 구조가 이루어지길 기대해 봅니다.

 

- 관련기사 : http://khulib.tistory.com/21

- 국회의안정보시스템 : http://likms.assembly.go.kr/bill/jsp/BillDetail.jsp?bill_id=PRC_A1C3J0J3Q2A6Y1S7U5Z4B3N1L8V4U7

- 대도연 사업단 소식 : http://www.kucla.or.kr/modules/bbs/index.php?code=laws&mode=list&___M_ID=71

- KERIS 대학도서관 진흥법 시행령(안) 제정 방안 연구 : http://keris.or.kr/data/dt_research.jsp?bbsid=board01&gbn=view&ix=216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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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대학도서관을 생각한다'

 김종원(중앙도서관 사무국장)


 



침몰, 화재, 방화 등 침울한 소식으로 지내는 요즘이다. 세월호 사건으로 대한민국도 침몰했다. 우리 사회 곳곳에 스며든 문제들의 무게로 나라가 가라앉고 있다. 대통령은 적폐(積弊)를 도려내겠다고 공언했다. 그런데 대통령이 보지 못한 것은 그 적폐의 원인이 그들이 신봉하는 시장주의와 신자유주의라는 점이다. 시장과 자본을 최우선으로 하는 데서 사람의 생명과 안전을 보장하는 모든 것을 무장 해제시켰다. 우린 이런 세상을 살아 왔고 살고 있다. 정말 무덤덤하게 말이다.

대학은 자신의 본래 목적과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많은 조직과 기관, 사람이 필요하다. 그러나 오늘날 대학들은 너무 비대하다. 대학들은 자기 몸을 유지하기 위해 너무 많은 돈을 필요로 하고, 이 돈을 마련하기 위해 더 많은 사람을 고용(교수, 직원 등)한다. 그리고 교육에 크게 도움 되지 않는 사업과 시설을 양산한다. 헬스클럽과 사우나 시설을 짓는 데 경쟁하고 이것을 어린 고등학생들에게 홍보한다1). 대학에서 어떻게 공부하고 자기 삶을 준비해야 하는가를 알려주는 것은 뒷전이다. 미국 대학생들은 이러한 비용을 감당하느라 비싼 등록금을 낸다. 그것도 대출을 받아서... 한국의 경우도 그렇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대학이 교육과 연구라는 자기 사명을 완수하려면 사실 강의실, 도서관, 실습실을 가장 우선하여 완벽하게 갖추면 된다. 이 기본시설 외에 건물과 설비들이 얼마나 교육과 연구에 필요한지 생각해 보라. 대학 역시 신자유주의적 경쟁에 묻혀 교육 외적 여건까지 교육상품으로 잘 포장해서 소위 사회라는 시장에 자신을 노출하고 있지 않은가. 대학의 기본시설로서 대학도서관 역시 첨단기술과 비싼 가구로만 위용을 자랑하거나, 기본시설이라는 위상이 무색하게 초라한 형색으로 유지되고 있는 현실이다.

우리는 이러한 상황에서 경희대 도서관을 신축하려고 한다. 우리의 새로운 도서관은 새로운 상상력에 기반 해야 할 것이다. 첨단기술로만 가득 채우려는 상상력이 아니라, 인간과 진리에 대한 존중을 최우선의 가치로 한 상상력이다. 여기에 도서관을 이용하는 모든 사람들이 만들어내고 향유하는 즐거움으로 유지되기를 원한다.

대학의 본질로 돌아가 도서관을 생각한다. 이윤과 경쟁, 나만의 세계를 넘어 인간과 자신의 미래를 찬란하게 바꾸어 줄 상상력을 도서관에서 키워 보는 것은 어떤가. 이제 한 학기가 기울어가고 여름이 온다. 올해 여름에는 우리 도서관과 내 발 길 닿는 모든 도서관에서 cool한 상상력으로 충만하게 보낼 수 있기를.






1) 「비싼 대학 미국 명문대는 등록금을 어떻게 탕진하는가 앤드류 해커, 클로디아 드라이퍼스. 김은하, 박수련 옮김. 지식의 날개.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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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들어서자 마자 만개한 벚꽃으로 교정이 무척 아름다워졌습니다.

날씨도 화창하고, 학교는 이쁘고, 시험기간은 아직이고....

지금은 봄을 즐길 때입니다.

 

우리 대학캠퍼스는 한국대학신문에 "봄나들이 유혹하는 ‘벚꽃이 아름다운 대학’ 10選" 기획기사의 제일 처음을 장식하고 있는 아름다운 캠퍼스의 대명사입니다. (기사보기: http://news.unn.net/news/articleView.html?idxno=132925)

 

이런 봄이 가는 것이 아까울세라 우리는 본관놀이를 합니다.

즐거운 봄맞이지요...

 

그렇지만 본관놀이를 즐기고 있는 곳은 본관 앞이기도 하지만 도서관 앞이기도 합니다.

아름다운 꽃을 보며 봄을 즐기는 청춘도 있지만, 이 봄에도 치열한 청춘이 있습니다.

 

다른 것은 몰라도 가끔 상식을 벗어난 소음이 날 때가 있습니다.

이럴 때에는 본관놀이가 너무 밉습니다.

 

열정으로, 때로는 무모함으로 즐기는 내 젊은 봄날, 봄밤만이 아니라,

눈으로, 마음으로 배려하며 즐기는 봄날도 좋을 것 같습니다.

 

박력있는 고함이 아니라 소근거리는 감탄으로 본관놀이를 즐길 수는 없을까요?

열정적인 본관놀이만큼 열정적으로 공부하는 사람들도 배려해 주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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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ank You !

도서관의 눈 2014.02.20 15:10

김 지 영 계장

 

 

첫눈과 함께 겨울이 시작되었습니다. 뺨을 스치는 바람이 많이 차가워져 옷도 두툼하게 차려입게 되고 몸도 많이 웅크려지게 됩니다. 이처럼, 겨울의 시작과 함께 2013년도 한해가 저물고 있습니다. 도서관에서도 한해의 마무리를 앞두고, 1년 동안 여러분과 함께 지내면서 느꼈던 감사의 마음을 글로써 전하려고 합니다. 남은 2013년 뜻 깊게 마무리하시고, 다가오는 2014년에는 더욱 건강하시고 소망하시는 모든 일이 이루어지길 기원합니다.

 

➊ 기다려줘서 고마워!!
안녕하세요! 학생여러분!! 지금도 중앙도서관과 함께 보람찬 학기 보내고 계시나요?
올해에도 많은 학생들이 도서관을 이용해 주셔서 직원 모두는 다시 한 번 여러분의 뜨거운 학구열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보다 원활한 도서관 이용을 위해 여러분이 가장 많이 문의하셨던 보존서고 이용에 대해 간단하게 안내하고자 합니다. 자료 검색 및 열람에 있어, 보존서고에 있는 자료를 이용할 경우가 있습니다. 여러분이 자유롭게 책을 열람할 수 있는 중앙자료실과 달리 보존서고는 별도의 서고가 있습니다. 이곳에는 특수하게 보관•관리 되는 귀중도서, 출판년도가 오래된 도서, 이용횟수가 적은 도서를 보관하며 직접 서가에서 이용할 수는 없지만 도서관 홈페이지에서 보존서고 신청을 통해 대출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보존서고 이용이 조금은 번거로운 과정이지만, 짧지 않은 시간을 기다렸다 이용해 주시는 여러분에게 감사합니다. 보존서고 이용에 있어 간단한 팁을 하나 드리자면, 본인이 언제 도서를 신청했는지 확인하고, 해당 도서의 청구기호를 참고하여 찾으면 더 손쉽고 빠르게 해당도서를 볼 수 있습니다. 만약 보존서고 도서이용에 어려움이 있다면, 주위 도서관 직원들에게 언제든지 문의해 주세요! 언제나 도서관을 이용하시는 모든 분들을 위해 도와드릴 준비가 되어 있답니다.
올 한해 대출/반납과 관련된 문의에 최대한 정확하고 빠르게 답변하고자 노력해왔으며, 내년에도 더 나은 도서관 서비스로 여러분을 뵙도록 하겠습니다.

중앙자료실 이수진 T.961-0074

 

➋ 찾아줘서 고마워!!
올 한해, 많은 분들이 중앙도서관을 방문하여 다양한 도서관서비스를 이용하였습니다. 그러나 도서관이라는 장소가 다양하고 많은 사람들이 함께 공유하는 공간이기에 그에 따른 개인 물품이 분실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였습니다. 학생증이나 USB, 텀블러와 같은 작은 개인 물품에서부터 지갑 및 핸드폰과 같은 귀중하고 값비싼 물건까지 분실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러한 분실물들이 본래의 주인에게 전달되면 다행이지만, 안타깝게도 주인에게 돌아가지 못한 분실물들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누군가가 애타게 찾고 있을 물건들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이용자지원센터에 직접 전달해 주는 고마운 일들도 있었습니다. 물건을 잃어버린 주인에게 되찾아 돌려줄 수 있도록 도와주시는 이용자를 볼 때면 얼마나 고마운지!! 따뜻하고 감사한 마음이 전달됩니다. 이렇듯 여러분도 도서관 열람실이나 중앙자료실에서 개인물품을 분실했을 경우, 당황하지 마시고 분실물을 보관하고 있는 부서를 먼저 방문하시기 바랍니다. 대부분 분실물들은 중앙도서관 1층 이용자지원센터 또는 관리실에서 보관중이오니, 먼저 방문하여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내년에도 도서관을 이용하는 모든 분들과 함께 감사함을 나눌 수 있는 한 해가 되길 바랍니다.
이용자지원센터 임화성, T.961-0077

 

➌ 아껴줘서 고마워!!
하루에도 수많은 책들이 대출되고 반납됩니다. 많은 책이 오고가면서 책을 자신의 것처럼 늘 아껴주는 학생들을 보면, 마음씨 고운 학생 여러분에게 감사한 마음을 갖게 됩니다. 종종 낙서된 도서나 물에 젖은 도서, 페이지가 찢겨진 도서 등 훼손된 책들을 반납하실 경우, 서로 얼굴을 붉히는 상황도 있지만 반대로 본인이 참고한 부분에 붙였던 포스트잇을 일일이 제거한다든지, 본인이 메모한 흔적을 깨끗이 지우고 반납하시는 분들을 만나게 될 때마다 고마움을 느낍니다. 다음에 해당 도서를 이용할 사람을 위해 본인이 머물다간 흔적들을 깨끗하게 지우고 정리해 주신다면 도서관을 이용하는 모든 사람들이 즐겁게 책을 공유할 수 있습니다!
내년에도 자신의 물건처럼 중앙도서관을 아껴주시고 사랑해 주시는 학생 여러분의 모습을 계속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중앙자료실 황란 T. 961-0078


➍ 함께 해줘서 고마워!!
겨울의 시작과 함께 중앙도서관 로비, 중앙자료실 등 곳곳에 해묵은 먼지를 떨친 난로들이 자리를 잡았습니다. 난로의 따뜻한 기운이 잠시나마 몸을 녹여주지만, 그래도 여전히 공기는 차고, 손은 시리고, 코끝은 아려옵니다. 도서관과 함께하는 여러분을 위해 더 많은 난방시설을 갖춰 엄동설한에도 따뜻한 환경에서 이용할 수 있는 도서관을 만들고 싶지만, 오래된 시설로 인해 해결이 어려운 부분도 많습니다. 그렇지만 이러한 불편한 환경에서도 도서관을 가득 채우는 것은 바로 학생 여러분입니다. 아무리 추워도, 손이 시려도, 늘 학생들은 가슴에 열정을 안고 도서관을 찾아옵니다. 이런 추위를 열정으로 이겨내고 찾아오는 학생들에게 언제나 고마운 마음입니다. 학생들이 내뿜는 뜨거운 열정으로 저희는 올 해 겨울도 끄떡 없이 지낼 수 있을 것입니다. 한해 마무리 잘하시고 2014년에도 지식탐구의 공간인 중앙도서관과 함께 훌쩍 성장하는 한해가 되길 바랍니다. (Tip. 중앙도서관에서는 자료실에서 좀 더 따뜻하게 책을 열람하실 수 있도록 무릎담요를 마련하였으니, 필요하신 분들은 대출데스크에 오셔서 말씀해 주세요! 언제든지 대여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언제나 도서관은 학생들을 위해 자유롭게 개방되어 있습니다. 앞으로도 학문 및 지식탐구 뿐만 아니라, 삶의 쉼표로써 도서관을 이용해 주시길 바랍니다. 항상 여러분과 함께하는 도서관이 되도록 직원 모두 노력하겠습니다.
그럼, 여러분 Thank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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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자치위원회 '책은 사랑을 싣고'의 사연

 - 한국어 선생님께 보내는 편지

 

 

도서관자치위원회에서는 ‘책은 사랑을 싣고’ 라는 이벤트을 통해 누군가에게 책을 선물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사연을 통해서 평소 잊고 지내던 사람들과 다시 이야기할 수 있고, 전하지 못했던 감사함을 새로이 전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는 시간입니다. 특히, 멀티미디어가 범람하는 오늘날 책을 통해서 전하는 마음은 다른 것으로는 표현할 수 없는 감성적인 또 하나의 매력이 될 것입니다. 이번에 소개하게 될 사연 역시 이러한 책의 매력을 한껏 가진 사연입니다.
사연 응모자는 중국인으로 사연의 ‘선생님’에게 한국어를 배웠고, 이로 인해 한국어 교육으로 오랜 전통을 지닌 우리학교에 올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번 ‘책은 사랑을 싣고’ 이벤트에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편지도 같이 보내주셨습니다.

 

*아래 편지 내용은 분량 상 일부 조절 되었으며, 응모자의 한국어 실력에 따라 일부 문법에 오류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사연처럼 많은 사람들이 책을 통해서 다시 한번

주위 사람들과의 인연에 대해서 되돌아볼 수 있게 되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다음번 주인공으로 여러분들도 함께 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도서관자치위원회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khusc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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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솔 빛 (국어국문학과 11학번)

 

 

날이 따뜻했을 적에 도서관 앞 벤치는 독서를 하기 꽤 좋은 곳이다. 인도 근처는 혼자 앉아있기엔 조금 낯부끄러운 감이 있어서 나는 주로 조금 안쪽에 사람들의 왕래가 적은 장소를 찾았다. 거기에선 솔솔 부는 바람을 느끼며 책장을 소리 나게 넘길 수 있었다. 가끔 기지개를 켜거나 음악을 듣고, 배고플 땐 간단한 간식을 먹으며 책을 읽었다. 여름내 벤치엔 그늘이 드리워져 더 좋았다. 가을이 되었을 땐 책장 사이에 낙엽 몇 장을 끼워놓았다. 색이 곱고 모양이 예쁜 것으로 골라 넣어두고 나 다음으로 이 책을 읽을 사람이 누구일까 상상해보곤 했다. 첫눈이 내리고 난 지금은 너무 추워 벤치에 앉아있기가 어렵다. 아쉬운 일이다.

 

책은 낯을 많이 가리는 나에게 소중한 친구였다. 슬플 때나 머릿속이 복잡할 때, 민망할 때, 주변에 신경 쓰고 싶지 않을 때라거나 어색한 상황에서 책은 늘 도움이 되었다. 대학생이 되고 나서는 책을 더 많이 읽으려 했다. 딱히 교양을 쌓는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다. 뚜렷한 목표도 없이, 그날그날 기분에 따라 보고 싶은 책을 빌려서 봤다. 책을 읽는 것도 밥을 먹는 것과 같아서 끼니를 챙기듯 책을 읽다보면 한 번에 읽을 수 있는 양도 많아지고 속도도 빨라진다. 그러다보니 점점 보는 책의 양이 많아지고, 다독상도 받아보게 되었다.

 

책을 빌려 보는 것 이외에도 도서관에서 할 것은 많았다. 나에겐 2층 전자정보실이 상당히 유용했는데, 디자인 작업을 한답시고 사두었던 큰 화면의 노트북이 무거워 들고 다니기가 힘들었기 때문이었다. 전자정보실 컴퓨터로 과제를 마무리하고 인쇄도 한 번에 할 수 있어 편리했다. 컴퓨터를 포맷했을 때에는 필요한 유틸리티를 이곳에서 무료로 다운받을 수도 있었다. 발표 준비를 할 때에는 도서관 홈페이지의 RISS나 학술논문검색기능을 이용해서 자료를 찾았다. 논문만으로 이해가 잘 되지 않을 때 단행본을 빌려왔고, 피곤하면 도마루에서 잠시 눈을 붙였다. 그래도 잠이 깨지 않으면 1층의 셀란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사서 원 샷하고 나면 몸이 가뿐해졌다. 때때로 ‘나는 차가운 도시 여자야’라는 컨셉을 잡고 고독한 척 하기도 했다. 도서관에서 하는 저자강연에 참석하거나 앞마당에서 사진전, 클래식 음악회가 열릴 때에는 오가며 구경하기도 했다. 이제는 헐떡 고개를 오르기보다 습관적으로 도서관 앞을 확인하려고 도서관 옆 길을 이용하곤 한다.


처음에는 대학 도서관이 참 어려웠다. 책이 한가득 쌓여 있는 것까지는 좋았지만 너무 많은 책들 사이에서 길을 잃은 느낌이었다. 이 책, 저 책 펼쳐보며 고르다가 결국 포기하고 이름이 익숙해서 집어든 어려운 철학책을 다 읽지도 못하고 반납하기도 했다. 논문이나 학술지 같은 것들은 너무 어려워서 보지도 못했었다. 어떻게 찾아야 할지, 키워드나 검색어를 잡아내는 것 자체가 힘들었다. 대학에 처음 들어와 선배들과 별로 친하지 않은 상태라면 누구나 겪는 일일 것이다. 친구들이 논문을 보았다고 하면 깜짝 놀라며 그런 자료는 어디서 구하는 거냐고, 정말 전문가 같다고 감탄사를 연발했을 정도였으니까.
나중에 알고 보니, 도서관에서는 주기적으로 도서관 이용 방법을 강연해주는 것이 있었다. 나는 2학년이 되어서야 그것을 알았는데, 학술논문검색이라거나 도서 DB를 이용한다거나 하는 것들을 그제야 제대로 쓸 수 있었다. 요 근래에는 도서관에 ‘인기도서’들을 모아두는 곳이 생겼다. 지난번 도서관 이용자 설문조사 때 나 또한 건의했던 부분이었는데, 자주 다니는 광화문 서점을 보고 생각했었던 것이었다. 서점에는 ‘책을 읽으러’ 오는 사람들이 많다. 이들은 서점에 진열되어 있는 도서들을 보고 새로운 책의 정보를 얻고 고를 수 있다. 나는 도서관이 과제를 위한 자료조사 뿐 아니라, 말 그대로 책을 ‘읽기 위해’ 들르는 곳이 되었으면 했다. 수많은 책들 중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 모르는 사람들에게 접근성을 높이려면 추천할만한 도서들을 모아두는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인기도서 칸이 생긴 지금에는 사람들이 이 공간을 어떻게 이용하는지 내가 더 두근거리며 바라보고 있다.


어렸을 때, 나는 말을 참 잘한다는 칭찬을 자주 받았다. 그래서인지 한글을 떼기가 쉽지 않았다. 한글을 읽어야 할 필요성 자체를 부정했다고나 할까. 그러다가 7살이 되어 유치원에 가게 되었다. 그 때 나는 큰 난관에 부딪쳤다. 선생님들이 알려주는 노래 가사 같은 게 아니었다. 신발장에 내 신발을 어디에 벗어두어야 하는지를 몰랐던 거다. 어린 날의 자존심으로, 글을 읽지 못한다는 것을 들키지 않기 위해 나는 필사적으로 내 위치를 기억해 보았다. 가끔 옆자리 친구가 “너 왜 오늘 내 자리에 신발 벗어놨어?”라고 물어볼 때마다 얼마나 자존심이 상했는지 모른다. 그때서야 나는 글자를 배우기 시작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글자를 읽으라고 다그치지 않은 어머니의 인내심이 가장 훌륭하셨던 것 같다. 그러나 결국 나 스스로 그 필요성을 인식하게 된 뒤로 나는 엄청나게 책을 읽는 사람으로 변했다. 어렸을 때도 지금처럼 올빼미 기질이 있었는지, 새벽까지 침대에 누워 책을 읽었다. 왜 한밤중이 되어야 책이 더 감각적으로 읽히는 지는 아직까지도 잘 모르겠다. 그러다가 결국 초등학교 3학년 때 안경을 끼게 되었다. 엄마는 시력저하의 이유를 독서에서 찾았다. 책을 많이 읽는다고 혼나면서 자라는 아이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나도 상당히 끈질겨서, 중학교 때에는 책 읽는 것을 들키지 않으려 이불 속으로 스탠드를 끌고 들어왔다.


고등학교 때에는 독서부에 들어가 다른 아이들보다 한 번에 2권씩 책을 더 빌릴 수 있었다. 그 특혜에 감사하며, 쉬는 시간마다 가서 책을 고르고 책을 읽었다. 야간자율학습 시간에도 책을 자주 읽고, 선생님들께 꾸중을 듣는 일도 많았다. 그러나 그 덕분인지, 언어 영역은 공부를 많이 하지 않아도 성적이 꾸준히 잘 나와 주었다. 그 때에 주로 읽은 책들은 소설이었다. 오만과 편견, 나의 라임오렌지나무, 제인 에어, 폭풍의 언덕 등이 내가 좋아하는 책들이었다.


대학교에 와서 마주친 도서관은 신세계였다. 아직까지도 나는 도서관에 들어서면 마음이 괜히 설레고, 먹을 게 꽉 차있는 냉장고를 보는 것처럼 뿌듯해지는데 특히 800번 대에서 주로 돌아다닌다. 요즘에는 한 작가를 집어내어 그 작가의 책들 중에서 괜찮은 것들을 고르는 것에 능숙해졌다. 친구들에게 추천을 받기도 하고, 괜찮다는 책들을 핸드폰으로 캡쳐 해 두었다가 찾아보기도 한다. 이외에 전문 서적들도 큰 도움이 되었다. 특히 100번대 칸에 있는 디자인과 프로그램에 관련된 것들이 나에겐 필요했었는데, 예전부터 디자인을 독학했던 나로서도 대학에 들어와서는 혼자 배운 것에 한계를 느꼈기 때문이었다.


나는 국문학과에 재학 중이다. 그 흔한 복수전공도 하지 않았고, 그렇다고 교직이수라거나 공무원을 지망하지도 않는다. 그저 좀 독특한 것이라면 디자인을 독학하고 있다는 것이다. 원래부터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했다. 무작정 포토샵을 받아놓고 이것저것 다 눌러보며 연습했다. 지금은 책을 빌려 와서 몇 권이고 정독하며 연습하곤 한다. 최근에는 캘리그라피나 인디자인도 배우고 있다. 얼마 전 교보문고와 함께 새로운 책들을 도서관에 비치하는 행사에서 관련 책들도 신청해 두었다. 이런 열정(?) 덕분인지 이젠 외부에서 의뢰를 받아 돈을 벌 수 있을 만큼이니 꽤 인정받는다 할 수 있지 않을까.


내 이야기를 참 많이 섞어 하느라, 정작 ‘감사’의 말을 이제야 적게 되었다. 나는 도서관을 이용하며 받은 것들이 참 많다. 내가 배우고, 자라나는 데에 도서관은 정말 큰 도움이 되었다. 내가 혼자 공부하는 타입이고, 찾아 하는 편이기 때문에 더 그랬을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러한 컨텐츠가 우리를 위해 구축되어 있는데, 이용하지 않으면 얼마나 섭섭할까 싶다. 점점 더 발전하고, 의견을 받아주는 도서관으로서 앞으로도 다 같이, 함께, 더 많이 사용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전하며 이만 마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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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황 남 석 교수 (법학전문대학원)

 

공부하는 사람들의 꿈은 원하는 책을 마음껏 보는 것이 아닐까 싶다. 나 역시 그런 꿈이 있는데, 그 꿈을 실현시켜 주는 곳이 바로 우리 도서관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선 감사를!


학교로 직장을 옮기기 전에는 그 꿈을 집에서 실현시켜 보고자 한 때도 있었다. 그러나, 집에 책이 늘어갈 때마다, 그 많은 책을 다 읽은 후에 새 책을 사는 것이냐는 힐난, 이사짐 옮길 때마다 일하시는 분들의 원성(이사짐 나르시는 분들이 가장 싫어하는 짐이 책이라고 한다. 부피에 비하여 무게가 많이 나가서라고), 좁아져만 가는 서재(그 결과 책을 찾을 수 없게 된다) 등등 문제가 한 두가지가 아니었다. 하지만 지금은 꿈의 서재를 갖게 되었다. 아름다운 캠퍼스 한 복판에.


말 나온 김에, 그 동안 마음 속으로만 되뇌였던 우리 도서관의 좋은 점을 적어보고자 한다. 우선, ‘분야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책들을 갖추고 있다. 학생들은 이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 사회에 나가서야 알 수 있으리라. 대부분의 공공도서관들은 예산 제한 때문에 다양한 분야의 책을 갖추기 어렵다. 대체로 보편성이 있는 분야, 혹은 특정 전문분야(그 기관과 관련이 있는)의 책만을 갖추기 마련이다. 그러나, 우리 도서관은 문뜩문뜩 “이런 책도 있구나!”라고 놀라게 되는 정말로 다양한 책들을 갖추고 있다. 도서관 서가에서 책들을 뒤적이다가 예멘의 고대 문화에 관한 책(Queen of Sheba: treasures from ancient Yemen, 청구기호 939.49 Q3)을 발견했을 때, 그리고 앤소니퀸 자서전(원맨탱고, 청구기호 791.43028092 Q7ㅇ)을 발견했을 때의 놀라움이란.


특히 학생들에게는 자신의 전공 이외의 책도 많이 읽기를 권하고 싶다. 그것이 결국 전공 분야를 잘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전에 어디에선가 읽은 이야기인데, 수학을 잘하려면 수학책 못지 않게 소설책을 열심히 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한다. 고차원적인 수학을 잘 하려면 직관력, 상상력이 필요한데 이것들은 소설책 읽기를 통해서 길러지기 때문이라고 한다(우리는 소설책을 볼 때마다 그 장면을 머릿속에 그려 보게 되지 않는가). 같은 생각에서 나 역시 분야를 가리지 않고 도서구입신청을 해 왔는데, 이에 대하여-전공분야과 무관하다는- 딴지를 걸지 않고 관대하게 책을 구입하여 주신 도서관 관계자분들께 이 자리를 빌어 감사를 드린다.

다음으로, 우리 도서관의 탁월한 자료 수입 서비스에 감사드린다. 나는 몇 년전부터 우리나라의 법인세법의 탄생사(誕生史)에 관하여 책을 준비하는 중이다. 그런데 다른 법과 마찬가지로 우리 법인세법은 전생(前生)을 가지고 있다.
즉, 우리나라에서 일 순간에 탄생한 것이 아니라 일본 사람들이 메이지 시대부터 외국의 법률을 계수하여 꾸준히 발전시켜 온 법률을 거의 완제품 상태로 가져온 것이다. 따라서 우리나라 법인세법을 잘 이해하려면 어쩔 수 없이 그 전생에 대하여 공부하지 않을 수 없다. 문제는 우리나라 도서관 대부분이 이런 오랜 자료는 잘 갖추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다. 다행히도 우리 학교 도서관의 참고열람과는 이 분야에 있어서 그야말로 ‘능력자’이다. 아무리 희귀한 자료라도 결국은 구해 주신다. 이번 기회를 빌어 감사드린다. 잦은 자료 요청의 이유에 대한 해명도 드릴 겸해서 말이다.

 

셋째로, 음악회 등 수시로 문화행사를 주최하여 주시는 점에 대해서도 감사의 말씀을 드리지 않을 수 없겠다. 물론 이런 저런 핑계로 적극적으로 참여하지는 못하지만, 도서관 주위를 산책할 때 들려오는 현악기의 아름다운 선율은 엔돌핀을 샘솟게 한다. 아울러, 곧 다가올(!) 2014년부터는 그런 기회를 적극적으로 누리겠다고 다짐해 본다.

법학분야에 국한하여 우리 도서관의 서가를 훑어보면, 1960년대 초반까지는 도서가 지극히 충실하다는 점을 느끼게 된다. 그러다가 1970년대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는 다소 성기다는 점도 알게 된다. 그래서 그 기간의 자료는 주로 이웃 학교들 도서관의 힘을 빌지 않을 수 없다. 아마도 그 기간 중에는 무슨 까닭이 있었으리라. 2000년 이후는 말그대로 없는 자료가 없을 정도로 충실하게 완비되어 있다. 우리 도서관이 현재와 같은 충실함을 앞으로도 변함없이 유지할 수 있기를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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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에 입사하기 위해 대학 총장에게 추천권을 준다해서 잘 모르는 상태에서는 아..지방대학들도 조금 나아지겠구나 라고 생각을 했는데 자세히 들여다 보니 그것도 아니네요.

 

삼성이 뭐라고 각 대학에 인원을 할당합니까..

재학생수로 추천하는 것도 아니고...

삼성이 생각하는 대학의 서열화인가요..

 

가만 보면 총장추천이 서류전형만을 대신하는 거군요.

삼성HR에서 해야할 일을 조금더 수월하게 하기 위한 방편이라고나 할까...

 

대학에 재직하는 직원으로서 저는 이런 기사를 볼 때 기분이 썩 좋지는 않습니다.

대학의 자존심이 상하는 일 같아요.

각 대학 총장님들이 이런건 거부 좀 했으면 좋겠습니다.

(개인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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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연구용역에 부가세 부과를 유예하지 못하고 올해부터는 부가세를 내어야 한답니다.

여러 내용들이 있겠지만 저는 도서관 데이터베이스에 대해 생각이 닿네요.

도서에 대한 면세규정이 있는데 데이터베이스는 명문화된 적합한 규정이 없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또한, 모자란 세수확보를 위해서 학술DB에도 부가세를 부과하는 날이 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제로 모 대학도서관에 이를 검토하러 국세청에서 방문조사를 했다는 풍문도 들었구요..

갈수록 예산은 줄고, DB가격은 올라가고...

점점 힘들어지는 세상입니다.

 

세수 확보한다더니‥ 대학연구용역에 부가세 부과

시행령 일몰기한 연장 불가 하루 전 통보 '혼란' 야기

http://news.unn.net/news/articleView.html?idxno=1308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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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도서관이 일반 시민들에게 공개되어야 한다는 주장들이 점점 더 커져가고 있습니다. 광주의 한 시민단체의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재원을 분석했더니 실제 학생등록금이 운영비로 사용되는 비율이 채 50%가 안되는데 학생들의 등록금으로 운영하기 때문에 일반인에게 공개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아마도 국립대에 해당하는 주장이 아닐까 싶은데요, 아쉽게도 기사에는 정확한 대학명이 나오지 않아서 불분명합니다.

우리 대학도 일반 시민에게 일부 공개를 하고 있습니다. 인근 지역주민과 초중고교 교사에게 도서대출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기사에 따르면 아마도 일반열람실의 공개가 주 목적이 아닐까 싶은 생각도 있습니다. 일반 열람실이 도서관이용의 전체가 아니며, 도서관이 추구하는 궁극적인 방향도 아닙니다.

 

대학이 시민사회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 도서관이 어떤 역할을 해야하는지 한번쯤 연구해볼 필요는 있겠지만, 그래도 도서관의 서비스 대상자가 명확한 만큼 동등한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확장하는 것은 불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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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책 수집벽 

김 종 규 중앙박물관장(이과대학 지리학과 교수)




우리 집은 종로 5가였다. 집에서 100m 이내에 지금은 주로 전집류의 도매상들이 있는 대학천 옆 헌책방이 많은 곳이 있었다. 내가 철없어 아무 것도 모를 때 둘째 형님은 그곳에서 열심히 책을 사 모으셨다. 당시에 서울고등학교에 다니던 형님은 부모님이주신 차비로 책을 사기 위해 종로 5가에서 학교까지 꽤 먼 거리를 걸어 다니셨다. 이렇게 책 사 모으는 것을 좋아하신 형님은 회사를 퇴직한 후에 본인의 소원대로 춘천에서 ‘북카페’를 운영하고 계신다. 둘째 형님의 영향을 받아 돈이 생기면 나도 잘 읽지는 않았지만 초등학교 때부터 동화책을 사 모았다. 

책 사 모으는 취미가 생겼다.  

교과서만 봐야했던 재미없던 중·고등학교 시절을 지내면서 김찬삼 교수님이 1962년에 어문각에서 발간하신 『세계일주무전여행기』를 읽었다. 이 책의 영향을 받아 1973년에 경희대학교 지리학과에 입학해서 보니 전공서적이라고는 김상호 교수님의 『지리학개론』(1958)과 김경성 교수님의 『인문지리학』(1963) 외에 다른 책이 거의 없었다. 그렇지만 이 두 책에는 적지 않은 외국문헌이 소개되어 있었다. 그래서 대학 도서관에도 없는 참고문헌들을 수집하기 위해 열심히 청계천과 인사동의 헌책방을 다니기 시작했다. 몇 번 헌책방에 가 봐야 영어로 쓴 지리학 책 1권을 구하기 쉽지 않았다. 

가장 큰 수확은 월북하신 정갑 선생님이 해방 후인 1948년에 발간한  최초의  지리학  번역서인  프랑스의  지리학자  Vidal  de  la Blache의 『인문지리학』과 김상호 교수님이 엿장사의 구르마에서 발견해서 번역하신 von Engeln의 『지형학』 책을 구할 수 있는 것이었다. 

당시(1970년대)에  ‘범한서적’과  ‘법문사’에서  정식으로  외국서적을 수입해서 판매했으나 그곳의 서가에서도 지리학 책을 발견하기는 쉽지 않았다. 청계천 헌 책방에서 어쩌다 살 수 있는 지리학 책은 미8군 도서관에서 폐기된 책이었다. 워낙이 지리학 책을 구하기 어려웠던 시절이라 책이 보이면 무조건 사야만 했다. 그 당시에 많은 대학생들이 치던 당구에도 별로 관심이 없었고, 별다른 취미도 없어 부지런히 책을 사 모으다 보니 학부 학생 때 이미 조교 형들보다 내 서가에 꽂혀있는 전공책이 더 많았다. 

1982년 대학원을 졸업하고 독일로 유학을 가서 현지 사정을 조금 알게 된 후에 헌책방을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내가 유학하던 키일(Kiel)은 작은 도시여서 자전거를 타고 돌아다니기에 아주 좋았다. 공부하기 싫고 머리가 아플 때면 키일에 있는 헌책방을 헤집고 다니기 시작했고, 여행을 가도 시간이 나는 대로 헌책방을 찾아다녔다. 우리나라와 달리 지리학 연구의 역사가 오래된 독일에는 지리학 책이 무척 많았다. 특히 관심을 갖고 수집한 책으로는 지리학사에 소개되는 유명한 책들과 내 전공 기후학 책, 그리고 서양인들이 쓴 한국에 관한 책들이었다. 우리나라 책에서 이런 책들이 있다는 것만을 알다가 헌책방에서 한 권씩 구해서 내 손 안에 갖게 되었을 때의 기쁨은 다른 무엇을 얻었을 때보다 기뻤다. 

책과 관련해서 기뻤던 일들 중 몇 가지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유학 가서 처음으로 알게 된 책 중에 Hermann Lauten-sach가 쓴 『Korea』라는 책이 있는데, 이 책을 6년 반 동안 찾아 다녔으나 구하지 못했다. 박사학위를 취득하던 난 학위취득 기념으로 서울서부터 친하게 지낸 Dege 교수님 본인이 두 권 가지고 계시던 것 중에 한 권을 주셨다. 드디어 구한 것이다! 또 헌책방에서 1895년에 발간된 Hesse Wartegg의 『Korea』를 보았다. 주머니에는 5마르크밖에 없었는데 책값은 그 당시1개월 기숙사비에 해당하는 150마르크였다. 5마르크 주고 이 책 구입을 예약하고 친한 친구에게 돈을 꿔서 내 손에 넣었다. 그 기쁨! 언젠가 헌책방의 경제학 코너에서 말로만 듣던 Thunen의 『고립국』 영인본을 발견하고 싼 값에 구입한 적도 있었고, Hamburg의 헌책방에서는 말로만 듣던 Huntington의 『Civilization and Climate』를 찾아 바로 구입하기도 했다. 독일 친구와 함께 Kopenhagen의 헌책방에 가니 W. M Davis의 유명한 지형학 책 『지표의 설명적 기술 Die erklarende Beschreibung der Erdoberflache』 이 2층의 구석진 서가에 있었다. 물론 내 것이 되었다. 

이렇게 사 모은 전공 관련 희귀서적들이 서가에 서있는 것만 봐도 ‘마음의 배가 부르다’. 책 사 모으는 동안 용돈을 주신 부모님, 누나, 형님들께 늘 감사드리고 싶다. 내 나이 육순이 되어서도 아직도 가끔 누님으로부터 용돈을 받는다. 이 돈으로 지금도 내가 좋아하는 카메라나 책을 사고 있다.  

이제 6년 지나면 정년퇴임을 해야 한다. 법정 스님이 사람이 죽고 나서 책을 기증하면 받는 사람이 별로 좋아하지 않는

다고 한다. 어렵게 사 모은 내 정성이 헛되지 않게, 그리고 용돈을 주신 분들께 감사드리는 마음으로  중앙도서관에 잘 

분류해서 기증하고자 한다. 그래야 ‘내 책 수집벽’이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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