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포커스

[도서관 포커스] 서울국제도서전 : 이상에 대한 낙관 혹은 가능성을 찾아서

경희대도서관 2024. 9. 23. 15:57

 

 

 

2024년 6월 코엑스에서 2024 서울국제도서전이 개최되었고,

 도서전에 약 15만 명의 관람객이 유료로 참가하면서 성황리에 끝을 맺었습니다.

 

이번 서울국제도서전의 주제는 후이늠(Houyhnhnm) 입니다.

후이늠은 걸리버 여행기의 걸리버가 네 번째 여행지에서 만난 말(馬)의 나라로,

걸리버 여행기의 저자인 조너선 스위프트는 '후이늠'을 '자연의 완성'이라고 정의합니다.

 

 

걸리버는 이성적이며 지적인 후이늠을 이상적인 존재로 생각했지만,

후이늠 또한 다른 생명체에 대한 제한된 이해와 오만함을 가지고 있으며 이성적인 세계가 아닐 수 있습니다.

하지만 걸리버는 후이늠에서 쫓겨난 뒤에도 후이늠의 세계를 완벽하다고 생각하며 그곳에 닿기를 바랍니다.

걸리버가 그러했던 것처럼 우리도 무지, 오만, 욕망, 전쟁 등이 만연한 세계에서 벗어나

우리만의 '후이늠'을 꿈꾸며 그곳에 닿기를 원하고 있지는 않은가요?

 

 

2024 서울국제도서전은 주제를 후이늠으로 설정하며,

"독자들이 걸리버의 발자취를 따라, 후이늠의 세계를 여행하면서
'세계의 비참'을 줄이고 '미래의 행복'을 찾을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라고 소개했습니다.

 

후이늠을 주제로 2024 서울국제도서전은 세 가지의 세부 주제로 도서 큐레이션을 진행하였습니다.

 

  • '말'들의 나라에서
  • 번영의 비참
  • 이상에 대한 낙관 혹은 가능성을 찾아서

 

이번 뉴스레터에서 소개할 주제는 '이상에 대한 낙관 혹은 가능성을 찾아서'입니다.

서울국제도서전은 해당 주제를 소개하며 '인간다운 삶'에 대한 질문은 어려워져 가고,

이상적인 세상을 만드는 데 실패할 것만 같은 두려움이 옥죄는 지금,

우리는 생존을 향해 함께 나아갈 수 있을지,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 묻습니다.

 

세부 주제 속에서 도서전은 90권의 책을 추천해 주었는데요.

중앙도서관이 소장하고 있는 도서를 살펴보고 선정한 8권을 소개합니다! 🎁

(※ 책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중앙도서관 소장 정보를 확인하실 수 있어요.)


 

 

정리하는 뇌: 디지털 시대, 정보와 선택 과부하로 뒤엉킨 머릿속과 일상을 정리하는 기술

대니얼 J. 레비틴 지음 / 미래엔, 2015

중앙도서관 중앙자료실 153.42 L666ㅈ

 

 

 정보, 생각, 삶을 정리정돈하는 기술!
 우리의 뇌는 고도로 발달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시대의 정보와 물건, 의사결정 과잉 상황에 버거워합니다. 이런 인지 과부하 증상은 우리의 머릿속도 주변 환경도 산만해지는 결과로 이어지게 되죠. 이에 저자는 인지 과부하 시대에 정보와 생각과 주변 환경을 정리하고, 효율적으로 의사 결정할 수 있는 관건은 바로 뇌의 작동 방식을 이해하고 그에 맞춰 정리하는 습관임을 강조합니다. 다양한 분야의 최신 연구를 토대로 일상의 온갖 것들을 잃어버리지 않게끔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법을 비롯해 인간관계를 더 창의적이고 생산적으로 정리하는 법 등 디지털 시대에 필요한 정리 정돈을 알려드립니다. 이 책에 소개된 일반적인 원칙들을 스스로 변칙·적용하면서 자기만의 방식을 만들어보는 건 어떨까요? 뒤엉킨 마음을 극복하느라 허비했던 시간을 되찾을 수 있을 거예요!

 

 

 

나는 시간을 복원하는 사람입니다: 어느 문화재 복원가가 들려주는 유물의 말들

신은주 지음 / 앤의서재, 2024

중앙도서관 중앙자료실 069.53 신67ㄴ

 

 

“유물에 담긴 내용과 의미를 읽지 못하면, 박물관의 문화유산들은 재화적인 측면에서
본래의 용도를 상실하고 그저 전시품으로서의 기능만 유지하고 있는 ‘오래된 물건’일 뿐이다.
유물의 가치는 우리가 그것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고민할 때 발현된다.
그래야 비로소 유물이 관통해 온 시간과 그것을 사용했던 사람들의 지혜와 경험이 보인다.”
- 본문 중에서

 

 

 여기, 우리가 유물이라 불리는 것들의 기억을 복원하는 보존과학자가 있습니다. 이 책은 박물관 보존과학실에서 20여 년간 저마다의 서사를 간직한 유물을 닦고 붙이고 말리며 역사의 조각조각을 이어 붙여온 저자가 전하는 유물의 말들입니다. 작가는 수백 년, 수천 년 전 이미 쓰임을 다해 더 이상 재화로서의 가치는 잃어버린 유물들의 기억을 좇습니다. 또한 훼손이 너무 심해 전시는커녕 수장고에조차 보관되지 못하는 비귀속유물들의 존재 이유를 찾습니다. 저자는 역사의 조각을 맞춰나가며, 자기 삶의 태도를 돌아보고 나를 살아가게 하는 소중한 가치들을 하나씩 발견합니다. 그렇게 발견한 인생의 지혜들을 이 책에 담담하고 단단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담담하면서도 세심하게 오래되고 낡은 것들을 살피는 저자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항상 곁에 있지만 미처 알지 못했던 진짜 내 삶을, 주변의 사람들을, 내 물건들을 알아차리고 발견하게 될 거예요.

 

 

초록은 어디에나: 임선우 소설

임선우 지음 / 자음과모음, 2023
중앙도서관 중앙자료실 811.32 임54ㅊ

 

 

"존재를 벗어나는 기적 같은 만남. 저마다의 초록을 품은 따뜻한 슬픔의 모습들"

 우리 주변 어디에나 놓인 갖은 초록의 장면이 담겨 있습니다. 색도 온도도 모두 다른 저마다의 슬픔과 손길과 눈빛과 관계가 무심한 듯 조화를 이루며 ‘이상한 현실’에 안정을 부여합니다. 별스러운 모든 것들이 자연스러워지는 임선우의 세계에서 우리는 그 어떤 모습과 감정도 이해받을 수 있으리란 믿음을 획득할 거예요.

 

 

 

밤의 반만이라도 : 이선진 소설

이선진 지음 / 자음과모음, 2024
중앙도서관 중앙자료실 811.32 이54ㅂㄴ

 

 작가가 담아낸 여덟 편의 소설은 현실과 환상을 넘나들며 다채롭게 그려집니다. 이 여성들의 이야기는 겨울이라는 한정적인 계절과 비밀스러운 밤 속에서 더욱 애틋하게 다가옵니다. 작가가 펼쳐놓은 세계에 가만히 시선을 던지는 순간 우리는 정형화되어 있지 않은 사랑과 날것의 삶을 속절없이 상상하게 됩니다.
 불안하고 동요하는 우리 각자의 마음 틈새 위에 가만히 손을 얹는 이 소설집에는 어떤 단언도 담겨 있지 않습니다. 그저 우리는 존재와 사건들 이면의 가늠할 수 없는 복잡함을 함께 견뎌낼 만한 고요한 위로를 느끼게 됩니다. “작지만 분명한 인기척은 끝나지 않을 겨울밤 내내, 우리에게 식지 않을 따뜻한 자국을 남길 것입니다.

 

 

 

아우스터리츠

W. G. 제발트 지음 / 을유문화사, 2009
중앙도서관 중앙자료실 833.914 S443ㅇㄱ

 

 

 망각 저편으로 사라진 어린 시절의 기억!
 네 살 때 혼자 영국으로 보내진 프라하 출신의 유대 소년이 노년에 이르러 자신의 과거와 부모의 흔적을 찾아 나섭니다. 히틀러가 유럽을 장악했을 때, 유대인 어린아이를 영국으로 피신시키는 구조운동이 일어났는데요. 네 살이었던 아우스터리츠 역시 그때 영국으로 건너왔어요. 양부모는 그의 출신에 대해 아무것도 이야기해 주지 않았고, 소년 자신도 20세기 역사에 대해 아무것도 알고 싶지 않았어요.
 세월이 흘러 건축사가가 된 아우스터리츠는 이제는 꿈처럼 막연한 기억을 더듬어 자신의 유년 시절의 진실을 찾아 나서는데요. 소설은 주인공 '나'가 벨기에에서 늙은 건축사가 아우스터리츠를 만나면서 그의 이야기를 듣는 형식으로 구성되었어요. 본문에 수록된 100여 개의 흑백 사진 및 이미지가 생생함을 더하는데요. 특히 표지에 있는 사진은 소설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어, 독일어판 원서를 비롯한 모든 번역판에서 표지로 쓰이고 있다는 사실! 책을 만나 그 의미를 찾아보세요! 

 

 

 

태초에 외계인이 지구를 평평하게 창조하였으니 : SF 작가들의 유사과학 앤솔러지

문이소 [외] 지음 / 안온북스, 2023
중앙도서관 중앙자료실 811.3087608 태84

 

 


"처음에는 거짓말을 할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꺼낸 이야기였고, 이제 결정적인 말만 남았다. 외계인이 만지면 아픈 곳이 낫는다는 건 다 미신이야, 그러니까 넌 낫지 않아, 앞으로도 쭉 엄마한테 업혀서 학교에 다녀야 할 거야……. 하지만 내 말에 집중하고 있는 아이를 보니 무서워졌다. 내가 뭐라고 이 아이의 희망을 깨지?"

- 최의택,〈유사 기를 불어넣어드립니다〉에서

 

 

 일련의 일들에 그냥 지나칠 수 없는 SF 작가 10명이 있습니다. 이들의 소설은 우리 앞에 평범한 모습으로 펼쳐진 일상과 물론 과학이 더 발달한 미래, 인류가 불러온 파멸적 재앙과 우주와 지구의 탄생에까지 너른 사유와 놀라운 상상력으로 유사 과학의 세상을 다룹니다. 그러한 세상을 살아가는 인간을 탐색합니다. 인간의 믿음과 불안, 인간의 사랑과 의지를 그립니다. 이토록이나 비과학적인 세상이지만, 합리와 이성의 힘으로 세상을 살아내고 바꾸는 것도 인간일 것입니다. 그 과정의 좌충우돌을, SF 앤솔러지인 이 책에서 만나보길 권합니다.

 

 

 

꿀벌은 인간보다 강하다 : 생태계 파수꾼 꿀벌에 관한 모든 것

마리 클레르 프레데릭 지음 / 뮤진트리, 2024
중앙도서관 중앙자료실 641.38 F852ㄱ

 

 

 이제 생태학적 도전의 중심에 서게 된 꿀벌에 대해 우리가 알아야 할 모든 것, 즉 꿀벌의 기원, 용도, 사회적 역할, 꿀벌에 부여된 상징 등, 꿀벌과 관련된 다양한 지식을 제시합니다. 그들에 관해 제대로 알아야 생태계의 균형을 위한 공존의 방법을 찾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음식 역사가이자 특히 발효음식 전문가인 저자는 이 책에서 곤충학자의 관점이 아니라, 꿀의 공급자로서 벌이 인류에게 가져다준 것들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를 광범위하게 고찰합니다.

 

 

 

버섯 농장 : 성혜령 소설집

성혜령 지음 / 창비, 2024
중앙도서관 중앙자료실 811.32 성94ㅂ

 

 

 성혜령 작가의 작품들은 범상한 인물과 사건 들을 통해 고강도의 긴장을 선사하는 독특한 스릴러 문체로 독자를 사로잡습니다. 한편, 불평등한 사회구조를 건조하게 직시하며 묘한 카타르시스와 묵직한 고민거리를 제시하기도 합니다. 대체로 청년 서사라고 할 수 있을 만큼 다양한 젊은이들이 등장하는 이 소설집에서 우리는 한없이 부당한 사회에 시달리는 오늘날 청년들의 분노와 무력감을 목격합니다. 이러한 원한의 감정은 절제된 묘사와 개성적인 리듬을 만나 눈을 뗄 수 없는 성혜령식 하드보일드 소설로 승화됩니다.

 


 

소개한 도서 외에도 다양한 분야의 책들을 소개하고 있으니

서울국제도서전 사이트에 직접 방문하여 구경하는 것도 좋겠습니다. 

 

걸리버가 끊임없이 후이늠을 그리워한 것처럼 우리도 자기만의 이상향을 꿈꾸고 있습니다. 

이상향을 실현하고 인간다운 삶을 만들기 위해,

여러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함께 고민해야 할 때가 온 것 같습니다. 

 

서울국제도서전의 큐레이션 도서들을 살펴보고 도서관에서 이용하며 

우리가 바라는 세상으로 가기 위해서 어떤 미래를 그려야 할지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

 

 

작성자 : 학술서비스팀 이주원, 고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