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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폐전쟁(원제: Currency Wars)
    경희인의 서재/사서가 펼쳤던 책 2018. 9. 3. 16:18





    서명: 화폐전쟁(원제: Currency Wars)

    저자쑹훙빙(宋鴻兵), 역자: 차혜정

    출판사: 랜덤하우스

    출판일: 2008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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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 <화폐전쟁>에는 상상을 초월하는 충격적인 이야기들이 차고 넘친다. 세계를 지배하는 자는 미국 정부를 비롯한 어떤 정부도 아니고 국제 금융재벌들이며 그 중심에 대도무형(大道無形) 로스차일드 가문이 있다고 한다. 이 책에 의하면, 그들의 거대한 세계 경영 전략에서 양차(兩次) 세계대전이 발발하고, 7명이나 되는 미국 대통령이 암살되었으며, 1920년대 대공황, 일본의 잃어버린 20, 1990년대 아시아 금융위기가 발생하였다고 한다.


    미국 연방준비은행을 비롯하여 서구 주요국의 중앙은행은 정부 소유가 아니라 민간은행이며, 화폐발행권이 정부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민간은행들에 있으며 그 은행들은 극소수의 국제 금융재벌들에 장악되어 있다는 것이다.


    로스차일드 가문은 영국과 프랑스의 워털루 전쟁 시기 막대한 정보력과 자금력으로 영국의 은행을 지배하면서 화폐발행권을 획득하였고, 전쟁을 부추겨 프랑스, 독일,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등 유럽의 주요 공업 국가의 화폐발행권을 장악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들은 이어서 대서양 너머의 미국으로 침투하여 치열한 전략과 음모로 미국의 화폐발행권까지 장악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들은 양차 세계대전에서 피아(彼我)를 가리지 않고 자금을 지원하여 막대한 수익을 올렸고, 심지어 히틀러에게 엄청난 자금을 지원하여 전쟁을 선동하였다고 한다.


    국제 금융재벌들은 이익 창출의 극대화를 위해서 전쟁 이외에도 여러 방법을 동원하였는데, 평화 시기에는 이른바 양털 깎기라는 수법을 동원하여 여러 나라를 거덜 냈다는 것이다. 먹잇감으로 지목된 국가가 경제적으로 통통하게 살이 찌면 한번에 양털을 깎듯이 홀랑 벗겨 먹는다는 것이다. 그 수단이 바로 통화팽창과 급격한 통화긴축으로 해당 국가의 경제를 파탄시키고 핵심 산업과 은행을 헐값에 접수한다는 것이다.


    그들은 또한 채무 화폐 시스템을 통해서 영속적인 이자 수입을 창출하고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미국의 달러화이다. 달러 발행권은 미국 정부가 아닌 연방준비은행에 있으며, 이는 연방준비은행 뉴욕은행을 중심으로 하는 몇 명 은행들이 그 지배권을 소유하고 있다고 한다. 미국 정부는 돈이 필요할 때 미래의 세금수입을 담보로 국체를 발행하여 연방준비은행에 넘겨주고 달러를 발행받는데, 그 대가로 이자를 지급해야 하며, 통화팽창으로 달러의 수요는 계속 증가하게 되어 있으며 그럴수록 미국 정부의 이자 부담도 날로 커진다고 한다. 금융재벌들은 영구기관처럼 영속적인 이자 수입 창출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국제 금융재벌 카르텔은 궁극적으로 각국 정부의 금융을 완전히 지배해서 세계 정부, 세계 화폐, 세계 세금 체제를 완성해서 영속적이고 안정적인 지배와 수익 창출을 목표로 한다고 한다. 이른바 그림자 세계 정부이다.


    이 모든 것을 믿을 수 있을까? 무시하기에는 증빙자료가 너무 많다. 오죽하면 이 책의 한국어판 감수자 박한진 씨가 팩션(faction)이라는 말을 썼을까? 그는 팩션의 원조 <삼국지>처럼 이 책은 각색 실화이므로 진실게임식의 접근은 바람직하지 않고 성숙한 시각과 자세를 가지고 세계를 조망하는 것이 좋다고 제안한다.


    이 책에서 얻을 수 있는 소득은 따로 있는 것 같다. 자본주의가 보편화된 이후 세계는 만성적인 인플레이션에 시달리고 있는데, 그 이유는 금은(金銀)을 바탕으로 하지 않은 채무 화폐 시스템의 근본적인 결함 때문이라고 한다. 금은은 인류가 이미 이룩한 노동의 성과가 반영된 실물가치를 지닌 것이라 역사적으로 오랫동안 화폐로 사용되었고 인플레이션을 유발하지 않지만, 채무 화폐는 그 본질적 속성상 인플레이션(통화팽창)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고 한다. 이 책에는 인플레이션의 작동방식이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다.


    세계의 기축통화인 달러가 왜 채무 화폐인지는 미 달러 지폐에 잘 나타나 있다. 1달러 지폐를 보면, 앞면에 미국의 초대 대통령 워싱턴의 초상화가 그려져 있고, 왼쪽에 조그마한 글씨로 ‘THIS NOTE IS LEGAL TENDER FOR ALL DEBTS, PUBLIC AND PRIVATE’라는 글이 있는데 이 지폐는 공공이나 민간의 모든 부채(負債)를 위한 법정 화폐이다.’라는 뜻이다. 1971년 미국에서 금태환(金兌換) 중지를 선언하기 전까지는 달러를 언제든 금으로 바꿔서 인출할 수 있었다. 베트남 전쟁 등 급격한 재정의 고갈로 금 보유량이 급격하게 줄어들 위기에 처하자 미국 정부가 금태환을 중지하였고, 이후로 달러의 실물가치는 점차 축소되었다. 그러나 미국은 OPEC 회원국들에게 압력을 행사하여 석유거래를 달러로만 결제하도록 하였고 오일달러로 미국의 국채를 구입하도록 해서 달러의 위상을 계속 유지하는데 그것이 이른바 석유본위제이다. 이 책에도 나와 있지만 금태환 이전의 달러 지폐는 하단에 ‘ONE HUNDRED DOLLARS IN GOLD’ 또는 ‘ONE SILVER DOLLAR’라는 문구가 있었고 금 또는 은으로 교환할 수 있었다.


    이 책의 저자는 중국인이다. 그는 미국의 달러 지배를 종식하고 중국이 금은화폐를 통하여 기축통화 발행권을 쟁취하자는 원대한 목표를 제시한다. 과연 그럴 날이 올지 의문이다. 미국 또한 달러 패권을 순순히 내주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채무 화폐의 한계와 문제점이 노출되었고 인플레이션의 작동방식이 드러났으므로 금은이든 부동산이든 실물가치를 지닌 것들에 재산을 분산 투자하는 것이 안전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양털 깎기를 당하지 않으려면 말이다.







    부기: 이 책은 2008년 금융위기와 맞물려 유명해졌다. 이 책의 부록에 금융파생상품의 문제점이 상세하게 실려 있는데, 특히 서브프라임 모기지를 고농축 쓰레기 상품이라고 하였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등으로 인한 금융위기가 발생할 것을 예측한 사람이 이 저자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한국에서도 개봉된 영화 <빅쇼트(The Big short)>는 서브프라임 모기지의 구조적 문제와 은행들의 탐욕으로 금융 붕괴가 반드시 일어날 것을 예측한 사람들이 이를 역이용하는 작전을 펴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터졌을 때 엄청난 수익을 올린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작성: 학술연구지원팀장 정광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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