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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서관 포커스] 디지털 시대, '아날로그 역량' 키우기
    도서관 포커스 2025. 12. 10. 08:53

     디지털 환경이 생활 전반을 지배하는 가운데, 손으로 쓰고 읽으며 깊이 생각하는 아날로그적 활동이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바로 우리의 사고력·기억력·집중력 같은 아날로그 역량이 이전보다 더 빠르게 소모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예로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국가들이 학교에서의 스마트폰 사용을 제한하는 디지털 디톡스정책을 강화하고 있다는 소식이 있습니다. 이는 디지털 기기의 과도한 사용이 청소년들의 집중력과 학습 능력 저하, 그리고 독서량 감소로 이어진다는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실제로 많은 연구가 과도한 영상 매체와 소셜미디어 사용이 깊이 있는 사고와 문해력 발달을 저해할 수 있다고 지적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의 아날로그적 역량을 다시 강화하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출연으로 화제가 된 나민애 교수, 서울대학교 필수 교양 ‘대학 글쓰기’를 12년째 강의중이며 『단 한 줄만 내 마음에 새긴다고 해도』필사 노트 발간.


     첫 번째로는 필사입니다.

     필사는 책이나 글을 그대로 손으로 옮겨 쓰는 행위를 말합니다. 단순히 문장을 베껴 쓰는 작업처럼 보이지만, ‘읽기이해쓰기의 과정을 거치는 깊은 사고 활동인 것입니다. 글자 하나하나를 따라가며 문장의 호흡, 단어의 선택, 문체의 흐름까지 자연스럽게 체득할 수 있기 때문에 오래전부터 공부의 한 방법으로 활용해 왔습니다.

     

    필사가 주는 장점

    집중력 향상

     손으로 직접 쓰는 과정은 자연스럽게 속도를 늦추기 때문에 문장에 더 깊이 몰입하게 되며, 스마트폰이나 잡념에서 벗어나 온전히 글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문장력·어휘력 강화

     좋은 글을 반복해서 쓰다 보면 문체가 몸에 스며들고 표현 방식이 확장됩니다. 작가들이 필사를 추천하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 때문입니다.

     

    기억력과 이해도 상승

     읽기만 할 때보다 쓰는 과정이 더 강력한 기억 흔적을 남겨, 내용의 구조나 핵심 메시지도 자연스럽게 정리됩니다.

     

    치유와 안정감

     손 글씨의 리듬은 마음을 차분하게 유지시키는 효과가 있습니다. 이 때문에 필사는 감정을 정리하고 스트레스를 낮추는 느린 활동으로도 사랑받고 있습니다.

     

     우리는 어떻게 필사를 시작하면 좋을까요? 좋아하는 문장이나 책을 골라 부담 없이 시작해 보세요. 공책, 만년필, 연필 등 쓰기 도구를 자신에게 맞게 선택하고, 하루 5분이라도 좋으니 꾸준함 유지해 봅시다.


    2000년대 초반 캐논카메라 광고문구 '기록은 기억을 지배한다'

     

     두 번째로는 '기록'입니다.

     기록은 한 사람의 경험, 생각, 감정, 사건 등을 어떤 형태로든 남기는 행위입니다. , 사진, 음성, 영상, 메모 등 방식은 다양하지만, 공통점은 '시간 속에 흘러가는 순간을 붙잡아 나중에 다시 꺼내볼 수 있게 한다'는 점이다. 기록은 단순한 저장을 넘어, 자신을 이해하고 세계를 해석하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기록이 중요한 이유

    ① 기억을 보존한다

     인간의 기억은 흐릿하고 변하기 쉽습니다. 기록은 잊고 싶지 않은 장면을 또렷하게 붙잡아 주며, 시간이 지나 다시 읽거나 보았을 때, 그때의 감정과 생각이 생생히 되살아납니다.

     

    ② 자기 성찰을 돕는다

      글로 쓰거나 정리하는 과정에서 무심히 지나친 감정이나 생각을 다시 바라보게 됩니다. 기록은 스스로를 들여다보는 가장 간단하면서도 강력한 매개체입니다.

     

    ③ 성장을 확인하게 해준다

     어제와 오늘의 나를 비교하려면 흔적이 필요합니다. 작은 메모라도 꾸준히 남긴다면 나의 변화와 노력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④ 지식을 체계화한다

     배운 내용을 기록하면 이해도가 높아지고 기억이 오래 갑니다. 생각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도 생겨나기도 합니다.

     

    ⑤ 타인과 경험을 공유하게 한다

     일기, 노트, 사진, 프로젝트 기록 등은 시간이 지나면 다른 사람에게도 가치가 됩니다. 기록은 개인적인 것이지만, 때로는 세상과 연결되는 다리가 되기도 합니다.

     

     우리는 어떻게 기록을 시작할까요? 거창하게 시작할 필요 없습니다. 하루 한 줄이면 충분하며, 글뿐 아니라 사진, 목록, 키워드 메모 등 자유로운 방식으로 남겨 봅시다. '잘 써야 한다'는 부담을 내려놓고 솔직하게 기록하는 습관을 만들어 가면 됩니다. 기록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작은 행동이지만, 그 영향력은 커져 나갈 것입니다. 꾸준한 기록은 삶의 흐름을 가다듬고, 나 자신을 이해하는 힘을 길러 줍니다. 오늘의 작은 기록이 내일의 나를 이끌어 줄지도 모릅니다.


    교보문고가 선정한 '지금 꼭 읽어야 할 책'. 사진=교보문고 출처 / 유튜브 14F일사에프 채널 " 2025 특집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

     세 번째로는 '독서모임'입니다.

     독서모임은 책을 함께 읽고 생각을 나누는 사람들의 작은 공동체입니다. 혼자 읽을 때는 스쳐 지나가기 쉬운 문장도, 여러 사람이 모여 대화를 나누면 새로운 의미로 확장되고, 각자의 경험과 시선이 더해지며 책은 더 이상 한 권의 텍스트가 아니라 서로를 이해하고 연결하는 매개체가 됩니다.

     

    독서모임의 매력

    ① 생각의 확장

     같은 책을 읽어도 각자가 받아들이는 내용은 다르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해석을 들으며 기존의 관점을 넓히고, 때로는 전혀 예상치 못한 통찰을 얻게 됩니다.

     

    ② 읽기의 동기 부여

     혼자 책을 읽을 때는 종종 중간에 멈추기 쉽지만 독서모임은 함께 읽는 즐거움과 약속이 있어 자연스레 꾸준함을 유지하게 됩니다.

     

    ③ 대화와 소통의 즐거움

     책을 중심에 두고 나누는 대화는 일상의 가벼운 잡담과는 다흡니다. 생각을 표현하며 서로의 가치관을 이해하고, 깊이 있는 이야기를 나누는 경험은 사람 사이의 거리를 좁혀줄 것입니다.

     

    ④ 나를 알아가는 시간

     독서모임에서 우리는 타인의 의견을 들으며 동시에 나는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을 하게 됩니다. 이는 스스로의 성향과 가치관을 정리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우리는 어떤 방식으로 독서모임을 진행하면 좋을까요? 정해진 책을 읽고 토론하기, 주제만 정해두고 각자 책을 선택한 뒤 그 이유를 공유하기, 한 문장·한 주제 중심의 대화, 온라인·오프라인 등 다양한 형태의 만남 등 매우 유연하게 접근하세요. 완벽한 준비는 필요 없습니다. 책을 좋아하는 마음, 혹은 책을 좋아해보고 싶은 마음만 있으면 충분합니다. 서로의 이야기를 편안하게 듣고 존중하는 분위기만 유지된다면, 독서모임은 단순한 활동을 넘어 삶을 풍요롭게 하는 쉼표가 될 수 있습니다.


     올 한 해 모두 고생 많으셨습니다. 새해에는 필사로 마음을 가다듬고, 기록으로 생각을 남기며, 독서모임으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져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중앙도서관이 늘 그 여정에 함께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작성자 : 학술연구지원팀 홍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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