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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 경희인의 서재③] 세대공감 OLD&NEW
    경희인의 서재 2019. 9. 2. 22:40

    변화는 걷잡을 수 없이 빨라지고 있다. 그에 따라 변화를 따라가지 못해 뒤처지는 사람도 꾸준히 늘어간다. 뒤처지는 사람을 내버려 두고 더 빠르게 변화하느냐 아니면 배려해서 함께 나아가느냐의 차이는 사회가 얼마나 성숙했는지 보여주는 기준 중 하나일지도 모르겠다. 물론 여기에는 기존에 쓰던 방식을 고집하기보다 새로운 방식을 받아들이고 배워보려는 유연한 자세도 필요하다. 또한 노인을 위한 다양한 수업과 같은 배려도 이어져야 할 것이다. 두 방향이 서로 맞물리다 보면 지금보다 세대 간 갈등도 얼마간 부드러워지지 않을까 짐작해본다.

     

     

    #디지털 시대, 소외되는 노인들

     

    2025년, 국민 5명 중 1명이 노인인 초고령사회로 접어든다고 한다. 2018년 한국정보화진흥원에서 발표한 디지털정보격차 실태에 따르면, 일반국민을 100으로 봤을 때 70대 이상의 디지털정보화 활용수준은 36.9%에 그쳤다.

     

    디지털 기술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지는 문제는 삶의 질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원하는 메뉴를 주문하지 못해 키오스크 기기가 있는 식당을 피한다. 명절 때는 기차표를 예매하러 이른 새벽에 일어나 역에 달려가 줄을 선다. 인터넷으로 공문서를 다운로드하지 못해 일일이 공공기관을 찾아다녀야 하고, 간단한 은행 거래를 하기 위해 버스를 타고 은행을 방문해야 한다. 택시를 타려 해도 카카오택시 이용자와 달리 길가에 나와 지나가는 택시를 바라보며 손을 흔들어야 한다.

    ▲ 유튜버 박막례 할머니 콘텐츠. 키오스크 기기를 다루기 어려워하는 모습을 담은 ‘가고 싶어도 못 가는 식당’편. 출처 : 미디어오늘(http://www.mediatoday.co.kr)

    https://youtu.be/1BzqctRGgaU

    출처: 유튜브 박막례 할머니

     

     

    #100세 시대! 70세에 구독자 100만명 유튜브로 인생 바뀐 박막례 할머니

     

    매년 구글 본사에 초대받고 유튜브 CEO는 이 유튜버에게 영감을 얻는다고 말하며, 몇 년 전에는 직접 얼굴을 보기 위해 한국을 찾아왔다. 이 유튜버의 이름은 ‘박막례’. 그녀는 올해 73살의 할머니다. 

    박막례 할머니는 70살이 되었을 때, 치매가 올 가능성이 크다는 진단을 받게 된다. 그녀는 70세가 되던 해 인생을 포기해 버린다. 그러나 그녀의 인생에 놀라운 반전이 시작된다. 손녀와 여행 가서 찍었던 영상이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고, 18명이었던 구독자가 어느덧 100만 명이 되었다. 인생은 한 치 앞도 모르는 것이다. 누군가 인생은 60부터라고 말한다. 앞으로 고령화 시대를 넘어 초고령화 시대가 올 것이다. 어떤 인생이 펼쳐질지 정말 알 수 없는 인생이 되었다. 박막례 할머니는 다시 태어나면 미국에서 태어나고 싶다고 말한다.

    “우리나라는 60대만 넘으면 정년 퇴임하고 아무것도 못한다는데, 여기서는 나보다 늙은 사람도 커피숍에서 커피 타고 알바하더라. 미국은 자기 능력만 되면 한단다. 나보다 나이 많은 백발 할머니도 앞치마 둘러 매고 일하니까 내 기분이 다 이상하더라고. 지금 생각해보면 그게 ‘감동’이란 것 같어.”

    우리는 박막례 할머니의 삶을 보면서 감동한다. 이미 사회는 65세 이상 인구가 총인구를 차지하는 비율이 20% 이상인 초고령사회로 접어들었다. 자본주의 사회는 노화를 낡음과 쇠약함의 이미지와 연결한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고연령은 차별과 고정관념의 대상이 된다. 그 결과 소외와 불평등을 겪을 수밖에 없다. 박막례 할머니의 삶은 고연령의 차별과 고정관념을 뒤집고 있다. 그 놀라움이 우리에게 감동을 준다. 박막례 할머니는 70이 넘은 나이에 삶의 의미를 찾았다. 그것은 진정한 자기 자신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왜 남한테 장단을 맞추려고 하나, 북 치고 장구 치고 나 하고 싶은 대로 치다 보면 그 장단에 맞추고 싶은 사람들이 와서 춤추는 거여.”

    ▲ 2019년 5월에는 "박막례, 이대로 죽을 순 없다" 책 출간

     

     

    #노인 디지털 교육과 2030과의 소통

     

    노인의 디지털 격차 문제가 대두되면서 다양한 정책 대안이 나오고 있다. 이 가운데는 의료기관 등에서 키오스크 기기를 만들 때 노인친화적으로 구성하도록 방안을 마련하거나 디지털 기기를 보급하는 식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은 되지 못한다. 여러 부처에서 노인 디지털 소외를 해결할 주요 정책 과제로 ‘교육’을 강조하는 이유다.

    현재 국내 노인 대상 디지털·미디어 교육은 여러 기관에서 전국 단위로 시행되고 있다. 한국정보화진흥원은 올해 디지털격차해소팀을 디지털포용기획팀으로 개편하고 노인복지관 등과 연계하는 정보화 교육 및 노인 디지털 교육 전문 강사를 양성하고 있다. 또래 교육이 효과적이라고 판단한 결과다.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는 기관과 연계하거나 직접 교육을 한다. 서울시는 한국정보화진흥원과 협력해 교재를 만들고 ‘찾아가는 서울 문해교육강사’ 육성을 하는 식이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은 각지의 도서관, 노인복지관 등과 연계해 미디어 강사를 파견해 교육하고 있다.

     

    또한, 가장 중요한 것은 디지털이 단순히 기술 활용도를 높이는 것을 떠나 단절된 세대를 극복하게 하는 목표도 달성해야 한다. 소통이라는 건 함께 의견을 내지만 한쪽 생각을 강조하지 않고 나란히 함께 가는 거라고 설명한다. 자식, 손주 세대가 할아버지 할머니 의견을 존중하지 않으면 안 되고 어르신들도 자녀를 존중하지 않으면 안 된다.

     

     

    #손주들을 위한 글과 그림, 세계를 감동시키다

     

    이찬재(78) · 안경자(78) 부부 출처: 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19041201033512047002

    노년의 인플루언서(influencer,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수십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명인)들이 화제다. 손주를 향한 그리움을 글과 그림으로 담아 38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노부부가 있다. 남편은 그림을 그리고, 부인은 글을 쓴다. 1942년 동갑내기 부부는 같은 대학에서 61학번 동기로 만났다. 1967년 스물여섯의 나이에 결혼해 1981년 브라질로 이민을 갔다. 36년간 브라질에서 살다 한국으로 돌아간 손주가 그리워 그 마음을 글과 그림으로 표현해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2015년 딸네를 보내고 멍하니 텔레비전 앞에만 앉아 있을 아버지가 걱정된 건 멀리 떨어져 사는 아들이었다. 어느 날 느닷없이 말했다. “아버지, 그림을 그리세요.” 어릴 적 아버지가 엽서에 그림을 그려 보내주었던 걸 기억해낸 것이다. 어디에 구속되는 것을 싫어하는 노인은 신통하게도 그 후 누구의 조력 없이 그림을 그려 사진을 찍고, 보정해 올리고, 공유하고, 댓글을 읽는 과정을 해냈다. 수개월, 아들은 일흔 살이 넘은 노인네가 왜, 어떻게 인스타그램을 하게 됐는지를 아주 간단한 영상으로 만들어 페이스북에 올렸다. 

     

    "너희가 커서 때때로 할아버지를 생각하게 될 때 난 이 세상에 없겠지만, 

    너희를 위해 이 편지를 쓰고 그림을 그린다."

     

    그리움 함빡 담긴 서정적인 그림과 글이 전 세계 소셜미디어 유저들의 마음을 움직이며 부부는 세계적으로 유명해졌으며 BBC, 가디언 등 해외 언론에도 소개됐다.

     

    “나이 든 세대는 인터넷 같은 새로운 것을 잘 모르잖아요. 대부분 아이들이 한 번은 가르쳐 주죠. 그렇게 한번 알려주고 끝나면 계속할 수 없어요.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함께 해줘야 가능한 일이에요.”

     

    "나이 들면서 특별히 무엇인가를 꼭 이루겠다는 목표를 세우기는 어렵습니다. 그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다 보면 우리처럼 생각지도 못한 놀라운 일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게 아니면 또 어떤가요. 그냥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하는 즐거움은 있지 않습니까.” 

     

    이찬재&안경자 부부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drawings_for_my_grandchildren/

     

    ▲ 2019년 3월, "돌아보니 삶은 아름다웠더라" 책 출간

     

     

    #1020세대 과거를 즐기다, 뉴트로

     

    새로움(New)과 복고(Retro)를 합친 신조어로, 복고(Retro)를 새롭게(New) 즐기는 경향을 말한다. 이는 '유행은 돌고 돈다'는 말과도 연관돼 있는데, 실제로 과거에 유행했던 디자인이 수십 년 뒤에 다시 유행하는 상황을 보면 알 수 있다. 

    레트로가 과거를 그리워하면서 과거에 유행했던 것을 다시 꺼내 그 향수를 느끼는 것이라면, 뉴트로는 같은 과거의 것인데 이걸 즐기는 계층에겐 신상품과 마찬가지로 새롭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는 마치 시간을 되돌려 놓은 듯한 물건과 소품으로 인테리어를 한 카페나 음식점들이 최근 들어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들을 그 예로 들 수 있다. 

    즉, 1970~80년대 학교 앞 분식점에서 사용됐던 초록색 점박이 플라스틱 접시를 사용하는 식당이나, 오래된 자개장이나 과거의 골동품들을 인테리어로 활용한 카페, 1980~90년대 음료 회사에서 홍보용으로 나눠줬던 옛날 유리컵들은 이런 제품들을 처음 대하는 세대들에게 생소하고 새롭게 다가오면서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새로운 복고, 뉴트로가 디지털에 지친 사람들에게 아날로그의 편안함을 선물하고 있습니다."

    '레트로'가 과거의 재현이라면
    '뉴트로'는 과거의 재해석이다.
    <트렌드 코리아 2019> 中

     

     

    출처: 데일리 라이프 https://m.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18289701&memberNo=15460571

     

     

    구세대와 신세대가 서로를 이해하는 과정이 그저 번거롭고 불편한 것만은 아니다. 

    누구나 결국 노인이 될 것이고, 그땐 지금보다 새로운 변화에 적응하는 데에 더 오랜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다. 

    지금 노인을 배려하는 사회적인 분위기를 만드는 것은 노인을 위한 것인 동시에 

    미래의 ‘나’를 위한 것이기도 하다. 

    우리는 지금도 느리게, 하지만 분명하게 노인이 되어가는 중이기 때문이다.

     

     

     

     

    작성자: 중앙도서관 학술연구지원팀 이동근

     

     

     

     

    ·참고자료

    ·국민일보_노인을 위한 교육 - 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4095588&code=11171427&cp=nv

    ·미디어오늘_노인들은 우리와 다른 세상을 살고 있다 - 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1819

    ·크리스천투데이_70세 박막례 할머니의 유튜브, 100세 아브라함의 믿음 - christiantoday.co.kr/news/324972

    ·오가닉라이프신문_'EBS 다큐시선' 디지털 소외가 불러온 세대 격차... 노인을 위한 나라는 있다 - iloveorganic.co.kr/news/articleView.html?idxno=227420

    ·조선일보_손주한테 들려주는 이야기, 전 세계 팔로어 35만 - 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3/14/2019031400359.html

    ·중앙일보_인스타그램 구독자 38만 명... 61학번 부부의 짠한 손주사랑 - news.joins.com/article/23503961

    ·독서신문_[지대폼장] '손주들을 위한 글과 그림' 세계를 감동시키다 - readers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92479

    ·대한민국 정책브리핑_[2019 트렌드 미리보기] 뉴트로(New-tro) - korea.kr/news/cardnewsView.do?newsId=148856230&pWise=sub&pWiseSub=B5

    ·네이버 지식백과_뉴트로 -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5668828&cid=43667&categoryId=43667

    ·데일리 라이프_지금은 복고 열풍! 새로운 소비 트렌드 '뉴트로' - m.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18289701&memberNo=154605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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