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 연구의 복합서비스 지원공간으로의 대학도서관 역할 변화

  대학의 목적은 인격을 도야하고 국가와 인류의 발전에 필요한 심오한 학술이론과 그 응용방법을 가르치고 연구하며 국가와 인류사회에 이바지하는 것이다. 중세의 대학은 신학을 중심으로 의학과 법학 등의 세속 학문에서 출발하였으며 19세기에는 자연과학, 20세기에는 공학 학문분야가 대학의 학문분야로 추가되었다. 19세기 초에 근대 대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독일의 흄볼트는 대학이 교육은 물론, 연구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하여 오늘날 대학이 연구의 산실로 거듭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국가와 사회 발전에 기여하는 대학의 역할이 강조되면서 봉사 기능도 대학에 추가되어 현재 대학의 역할은 교육, 연구와 봉사로 확장되었다. 이를 위해 대학은 전공 지식은 물론, 다양한 교양 교육으로 전일적인 폭넓은 시각을 갖춘 전문가 양성해야 하며 사회에 기여하고 연구와 인류에 봉사하는 정신을 갖춘 인력을 양성해야 한다.

 

  대학의 주목적이 위와 같은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인적자원을 개발하는데 있으므로 대학 도서관은 구성원들에게 교육과 연구를 지원하고 최신 정보를 주지시키는 역할을 해야 한다. 대학도서관진흥법에 따르면 대학도서관의 업무를 다음과 같이 여섯 가지로 규정하고 지역주민을 위해 시설, 자료 및 교육프로그램 등도 운영할 수 있도록 하였다.

 

1. 대학의 교육 및 연구에 필요한 도서관자료의 수집ㆍ정리ㆍ보존 및 서비스 제공

2. 교육 및 연구 활동에 필요한 지원

3. 학생들의 학습 및 수업활동에 필요한 지원

4. 대학에서 생산한 각종 지식자원의 수집, 디지털화 및 운영

5. 다른 도서관 및 관련 기관과의 상호협력과 서비스 제공

6. 그 밖에 대학도서관의 기능 수행에 필요한 업무

 

  위와 같이 대학도서관은 학술연구 정보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며 대학 경쟁력의 핵심이다. 도서관 소장자료수, 구독잡지종수, 자료구입비가 많을수록 SCI 논문수도 증가하며 대학도서관 1달러 투자는 4.38달러의 외부 연구비 창출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2000년부터 인터넷의 급속한 발전으로 도서관은 온라인 기반의 원격서비스로 변화되고 있으며 이와 같은 새로운 접근기술의 등장으로 인터넷과 도서관의 전자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는 기술에 대한 이해와 교육도 필수적이다. 또한, 도서관 자료의 디지털 변환이 촉진되어 디지털화된 자료의 생성, 수집, 분류, 정리, 보존, 홍보, 이용, 지적재산권 등의 디지털 변환기술에 따른 업무형태의 변화는 물론 기술발전에 따른 교육도 필요하게 되었다. 또한, 우리나라가 선진국에 진입하면서 연구의 비중이 증가되어 주제별 관련 논문 DB 구입비가 폭발적 증가하였다. 닫힌 대학에서 지역사회와 공유할 수 있는 열린 대학 서비스 제공으로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봉사기능이 강화되고 있다.

 

  이와 같은 대학도서관의 역할 및 기능 확대로 대학도서관은 다양한 복합문화 공간으로 탈바꿈해오고 있으며 대학내 교육연구 기능의 통합서비스를 실현하는 장소로 발전되었다. 이를 위해 대학도서관은 디지털 정보기술을 결합하여 이용자들의 연구와 학습을 지원하는 통합 이용자 서비스 공간인 learning commons라는 학습공유 공간, 대학에서 생성되는 논문, 강의자료 등의 지식정보자원을 통합관리하고 서비스하는 기관 지식정보 자원의 저장 공간의 기능도 담당해야 한다.

 

2019년에 발표된 2차 대학도서관진흥종합계획에 의하면 대학도서관은 이용자 중심으로 도서관의 역할과 기능을 확대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기존의 열람실 이미지에서 탈피하여 학생중심의 맞춤형 학습환경 및 연구를 위한 전문적 학술서비스 제공하여 대학도서관은 대학의 교육과 연구 활동의 심장 역할을 해야한다고 명문화되었다. 이를 위한 구체적인 세가지 실천방안은 연구의 질 제고를 위한 전문적 서비스 강화, 학생중심의 맞춤형 학습 환경 제공과 교육과 연구를 지원하는 핵심기관으로 전환이다. 연구의 질 제고를 위한 전문 서비스를 위해서 관련 학술 DB 라이선스 지원은 물론, 연구 단계별 맞춤형 정보 제공이 필요하다. 학생 중심의 맞춤형 학습환경 제공을 위해서는 강의와 관련된 전공 및 참고도서 신속 구비, 최신 연구동향, 학술뉴스, 학회일정 등 전공별로 특화된 정보추천서비스(curation)을 제공해야 한다.

 

  우리대학의 도서관도 학생들의 수요와 변화된 학습환경에 맞추어 도서관을 토론·협업 활동, 열린제작실(maker space), 취·창업 활동 준비 공간 등으로 전환하기 위해 올해에 전면적인 도서관 리모델링을 시작할 예정이다. 또한, 대학도서관이 단순히 연구의 최종 결과인 논문에 대한 정보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연구착수 단계에서 필요한 선행연구 조사 지원, 연구진행 단계에서 필요한 논문추천 및 참고문헌 정리, 연구마무리 단계에서 필요한 원고작성, 교정, 투고전략, 표절 등과 같은 연구중심의 서비스를 강화할 예정이다.

 

김진상(중앙도서관 관장 / 전자공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