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18경희인의서재③]다학문의 허브(HUB)로서의 도서관
    경희인의 서재 2018. 8. 29. 10:41


    위의 말은 고대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가 한 말입니다. 이 문장 그대로, 우리는 혼자 이 세상을 살아갈 수 없습니다.

     

    예를 들어 볼까요? 우리는 매일 먹습니다. 먹어야 몸에서 힘이 나고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섭취하는 쌀, , 고기, 야채, 과일들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요? ,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모든 생필품들은 어디서 나오나요?

     

    모두 사람이 재배하고 생산해내는 것이지요.

    어떤 사람은 낙농업에 종사하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제조업에, 또 어떤 사람은 서비스업에 종사합니다. 각자 맡은 직군이 있고 그것이 홀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순환계를 이루며, 개별적인 것들이 한데로 모이고, 어우러져 사회가 온전하게 돌아갑니다.

     

    이러한 이야기가 과연 살아있는 생명체에만 한정되어 있는 걸까요?

     

     












    최근 몇 년 동안 많이 들어보았던 단어들일 겁니다. 지식의 융합, 지식의 통섭, 지식의 통합.

     

    옛날에는 철학자들이 과학자였으며 수학자였고, 천문학자이기도 했으며, 때로는 예술가이기도 했습니다. 대표적으로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있죠. 그는 오묘한 미소를 지닌 모나리자를 탄생시킨 세기의 거장이었음과 동시에 잠수함과 비행기를 설계한 과학자였고, 직접 악기를 제작하고 연주할 수 있는 뛰어난 음악가이기도 했습니다. 그는 그 시대의 귀재였습니다.

     

    우리나라에도 요즘으로 치면 문·이과의 경계를 넘나들었던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다산 정약용입니다. 다산 정약용은 정치, 경제, 의학, 회화, 건축, 역사 등 여러 학문적 분야에서 위대한 업적을 남겼습니다. 거중기로 쌓아올린 수원화성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고, 홍역에 관한 연구를 담은 의서 <마과회통>, 올바른 정치가로서의 자세에 대해 논한 <목민심서> 등 그가 얼마나 다양한 방면에 학문적 소양을 쌓았는지를 말해줍니다.

     

    최근까지는 어땠나요? 일반적으로 하나의 학문에 매진하여 어느 분야의 전문가라는 타이틀을 달게 됩니다. 이것은 어느 순간부터 학문은 점점 세분화 되고, 전문화 되어갔기 때문입니다. 침범할 수 없는 경계가 견고하게 세워져 있기 때문에 다른 분야가 침투할 수 없었습니다.

     

    대학은 어떤 곳인가요? 끊임없이 특정 학문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지는 곳이자 지식이 집대성한 곳이 바로 대학이죠. 일반적으로 대학에는 학과가 있습니다. 자신이 선택한 분야를 심도 있게 공부하는 것이죠. 계속해서 공부에 뜻이 있는 학생들은 그 학문에 대해 끊임없이 공부할 것이고, 계속해서 지식을 축적하고, 연구를 하겠죠. 하지만 여러분도 알다시피 지금은 하나의 학문으로 세상을 살아가기에는 세상이 너무 복잡해졌습니다. 또한, 너무 많은 지식이 존재하다보니 그것을 하나의 학문에만 가둬놓기에는 애매한 면이 있습니다.

    그래서 연구자들 사이에서 학제간교류에 대한 관심이 점점 높아지고 있죠




    [네이버 국어사전 참고]

     


    학제(學際)의 정의는 위와 같습니다.

     

    우리가 자주 들어본 세계 유명 대학들은 이미 학문 간 경계를 뛰어넘어 새로운 교육과정을 개설하기도 했습니다. UC버클리대에는 Interdisciplinary Studies Fields, 학제학이라는 전공이 있고, MIT 또한 STS(Science, Technology and Society)라는 학제 간 프로그램을 실시했다고 합니다. 그밖에도 피츠버그, 하버드, 브라운, 콜로라도 대학 등 유명 대학들을 선두로 공학과 인문학을 결합한 융합 학문과 강의가 탄생했습니다. 또한, 하버드 대학의 에드워드 윌슨 교수는 “21세기의 사회학, 인류학, 경제학은 생물학이나 인문학에 편입될 것이며, 궁극적으로 인문학과 과학도 융합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의 대표적인 저서 통섭(Consilience)에서는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어떻게 다른 분야의 지식을 자신의 분야로 끌어들이는지 설명합니다.

     

    예를 하나 들어볼까요?



    언어 그 자체만으로도 굉장히 관능적입니다. 블라디미르 나보코프의 소설 [롤리타]의 도입부입니다. 소아성애를 다룬 이 작품은 한 때 금서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윌슨 교수는 그의 저서에서 나보코프가 정확한 해부학에 대한 지식을 소유하고 있으며, 그 지식을 문학적 능력인 시적 운율과 결합시켰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 하죠. 이것도 엄밀히 말하면 예술이라는 분야와 의학이라는 분야가 융합한 것입니다.

     

    이렇게 외국에서 학제 간 연구에 대한 관심이 증대됨에 따라 우리나라에서도 최재천 교수님이 통섭의 식탁, 지식의 통섭등의 저서를 출간했습니다. 또한, 많은 대학가에서도 융합 인재 양성을 위한 학과 통폐합, 융합학과 개설 등 다양한 노력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대학이나 연구재단에서 서로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이 어떻게 협업을 할 수 있을까요? 자신과 미래에 협업할 연구자를 선택할 때, 자신과 비슷한 분야에 몇 퍼센트 정도 관심 분야가 일치하는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연구자들은 자신의 연구를 다른 연구자들과 공유하고, 유명 학술지에 게재함으로써 서로의 연구를 공유합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지식을 공유하는 것, 바로 학술 커뮤니케이션입니다. 기존에는 자신의 전문 분야에만 한정하여 연구했다면, 지금은 학제 간 연구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앞서 언급했죠. 연구자들은 변화의 속도에 발맞추어 자신의 연구 분야 이외 다른 분야에도 눈길을 돌리고, 그들과의 협업을 통해 연구의 영역을 확장합니다.

    이러한 협업을 이끌어 내는데 오픈액세스(Open Access) 역할이 크게 작용합니다. 오픈액세스란 학술논문을 경제적, 법적, 기술적 제한 없이 자유롭게 읽고, 내려 받고, 복제, 배포, 인쇄, 링크하고, 무료로 온라인에서 이용할 수 있는 것을 의미합니다. 오픈액세스 운동 이전에는 전자 학술지에 게재 된 논문에 접근하기 위해 이용료를 지불해야 했습니다. 연구자가 이용하고자 하는 학술지 출판사가 부르는 값이 곧 이용료였죠. 한 연구자(혹은 연구자뿐만 아니라 연구를 하지 않지만 해당 분야에 관심이 있는 일반인들도)가 다른 연구자들의 연구를 파악하기 위해서 하나의 연구 결과물만을 보고 판단할 수 없으니, 다수의 논문을 읽어봐야 할 것이고, 그러기 위해서 어느 정도의 비용을 감수해야 했습니다. 일반적으로 대학도서관이나 연구기관은 묶음 단위로 학술지를 구독하는 경우가 많은데, 구독하는 패기지 저널의 가격은 점점 높아지고 벤더(vendor) 업체들은 그다지 영향력 없는 학술지까지 끼워서 파는 식의 상술을 사용합니다.

     

    하지만 오픈액세스는 이런 단점들을 보완하는데 기여하죠. 인터넷을 통해 연구자들이 논문을 이용할 때, 비용 측면에서 제제가 없기 때문에 정보에 대한 접근이 자유롭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같은 분야의 연구자들 간 협업뿐만 아니라, 학제 간 협업이 활발할 수 있는 원동력의 역할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2000년대 초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시작된 오픈 액세스 운동은 정보’, ‘지식을 어떤 한 개인이나 집단의 전유물로서 본 것이 아니라, 모두가 공유할 수 있는 공공재로 바라봄과 동시에 학술정보의 생산과 자유로운 유통이 그 목적입니다. 매년 오픈액세스를 통해 출판되는 논문의 비율은 꾸준히 상승하는 추세이고, 특히 생물학과 의학의 융합한 학문인 생의학(biomedicine) 분야에서는 오픈액세스 학술지를 통한 논문 발간이 두드러진다고 합니다.

     

    ------------------------------ -------------------------------

     

    지금은 바야흐로 대학생들도 단일 전공만으로 살아남기 힘든, 어찌 보면 슬픈 시대입니다. 사회는 우리에게 다양한 능력을 갖추기를 원하죠. 공학을 공부하면서도 어느 정도의 인문학적 소양을 갖추기를 원하고, 철학을 논하기를 원합니다. 그리고 정치, 사회학을 공부하면서도 역사나 경제학 지식에도 해박하기를 희망합니다. 어쨌거나 모든 지식은 유기적으로 복잡하게 얽혀 있다는 것을 다들 인지하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여기서 한술 더 떠서 기성세대는 우리에게 창의와 혁신도 요구합니다. 하지만 고인 물이 썩는 것처럼, 기존의 고리타분한 지식에서는 창의적인 무언가가 나오기 어렵다는 사실을 모두가 공공연히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융합, 통섭이라는 단어가 한동안 인기였지 않나 생각합니다.

     

    높은 수준의 지식을 겸비한 학자들만이 오픈액세스의 혜택을 받는 수혜자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학생이든 직장인이든 상관없이, 여러 분야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스스로 이런 인터넷 공간에 존재하는 지식을 양껏, 자유롭게 탐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살아가는 21세기에는 한 개인이 자기 주도적으로 무언가 성취해내는 것을 매우 좋아하는 만큼, 우리는 오픈액세스를 활용해서 다양한 분야의 전문적인 지식을 자유롭게 획득할 수 있습니다.

     

    창의를 요하는 21세기 변화와 혁신의 시대에 한 가지 학문만으로는 그것을 성취하기 힘듭니다. 지금 당신은 스스로 주위를 둘러보아야 할 때입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나요?

     

     


    작성 :경희대 중앙도서관 학술연구지원팀

    지여경


    참고자료

     

    인터넷/

    네이버 지식백과,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1529319&cid=42696&categoryId=42696

    표정의, 한주희, 세계 대학들, 학제 간 연구에 주목하다, 2010.09.13.(http://inews.ewha.ac.kr/news/articleView.

    html?idxno=15669, 2018.08.22.)

     

    도서/

    에드워드 윌슨, 통섭(Consilience), 사이언스 북스, 1998

     

    논문/

    서태설, 최희윤, 2011,DOI와 오픈액세스를 활용한 학술지의 국제적 이용 활성화 방안, 정보관리연구, vol.42, no,4, p1-21

    심원식,2012, 빅딜, 오픈액세스, 구글학술검색과 대학도서관의 전자학술정보구독, 정보관리학회지,29(4), 143-163

    댓글

경희대학교 중앙도서관 서울캠퍼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