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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레아 보첼리(A. Bocelli)의 희망을 위한 노래 - 중앙도서관장 김 한 원도서관 칼럼 2020. 5. 6. 15:30
안드레아 보첼리(A.Bocelli)의 희망을 위한 노래
이탈리아 밀라노의 두오모 대성당은 바티칸의 성 베드루 대성당, 런던의 세인트 폴 대성당과 함께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성당으로 꼽는다. 밀라노 두오모의 외벽은 3,100여 개의 조각상으로 장식된 세계 최고의 고딕 양식으로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한다는 감동적인 건축물로 꼽고 있다.
지난 4월 12일 밀라노 두오모 대성당에서 테너 안드레아 보첼리(Andrea Bocelli)가 무관중 부활절 자선 공연을 가졌다. 코로나19 봉쇄조치로 4만 명이 들어갈 수 있는 대성당 안에는 보첼리와 파이프오르간 반주자 둘 뿐이었다. 그는 코로나19로 일상의 생활을 박탈당한 인류를 위로하는 '희망을 위한 음악(Music for Hope)'콘서트를 연 것이다.
보첼리는 정적과 침묵만이 감도는 텅 빈 대성당에서 구노의 '아베 마리아', 로시니의 ‘도미네 데우스’ 등을 부르고 마지막 곡은 오가는 사람 하나 없는 적막한 대성당 앞 광장으로 걸어 나와서 '어메이징 그레이스(Amazing Grace)'를 불렀다. 평소에 두오모 대성당 앞 광장은 인파로 인해 발 디딜 틈조차 없이 붐볐던 곳이다. 보첼리와 밀라노시가 국경을 넘어 코로나19로 지치고 고통받는 모든 이들을 위로하고, 치유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계획된 콘서트였다.
거대한 고딕 건물인 두오모 대성당 앞 광장에 홀로 서서 치유와 희망의 노래를 부르는 보첼리는 작게 보이지만 위대하게 보였다. 카메라는 거대한 성당 정면에 서 있는 보첼리가 점 하나로 바뀔 때까지 줌아웃했다. 그러더니 세계적인 렌드마크와 눈에 익은 거리를 영상으로 보여준다. 인적 없는 파리 에펠탑과 차량 행렬 끊긴 개선문 광장, 런던의 트래펄가 광장, 활기가 사라져 우울한 뉴욕의 맨해튼이다. 사람들의 발길이 끊겨 적막감이 감도는 기이한 풍경이다.
보첼리는 고통을 겪는 세계를 생각하며 ‘실시간 중계되는 음악으로 코로나19로 상처 입은 지구의 고동치는 심장을 함께 껴안을 것’이라고 했다. 전 세계 모든 이들에게 음악을 통해 전하는 희망의 메시지다.
2020년 이른 봄은 세계적으로 참 잔인한 계절이었다. 코로나19가 전 세계 대륙으로 확산되어 감염자가 늘어나고 사망자 수가 치솟더니 급기야 국경이 봉쇄되는 낯선 현상까지 일어나고 있다. 급기야 WHO가 ‘팬데믹’을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그동안 세계화의 물결은 교역과 여행 등 물리적 연결이 폭발적으로 발전하면서 세계가 하나로 연결되었다. 상호 의존적이며 여러 면에서 융합되었다. 그러나 코로나19는 우리가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세계로 연결시켰다. 사람의 국경 간 이동을 금지하는가 하면 국내 이동은 물론 사람들과의 접촉을 금지하는 사회적 거리 두기를 기본으로 오프라인 매장보다 온라인쇼핑을 이용케 하고 각종 모임과 저녁 회식 자리까지도 멀리하게 했다.
지구촌은 인적 교류, 물적 교류, 경제적 교류 등이 차단되어 모든 상거래가 중단되고 상품이 팔리지 않아 공장 가동이 중단되었다. 이로 인해서 근로자들이 대량 휴직이나 집단해고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전 세계가 위기에 처해 있는 것이다. 국제 분업체계와 글로벌 공급망의 균열이 일어나고 있다.
지구촌은 기술과 과학이 눈부시게 발전했다지만 팬데믹 시대를 겪으면서, 모든 국가는 두 가지 유치한 질문에서 해답을 찾고 있다.
질문: 코로나19 치료제는 언제쯤 나올까?
답: 코로나19 확산을 멈추고 사망자를 줄이기 위한 치료제가 언제 나올지 아무도 모른다.
질문: 왜 치료제와 백신이 필요한가?
답: 치료제가 간절한 이유는 사람의 목숨이 달려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치료제와 백신은 한동안 기다려야 한다고 한다.
우리에겐 많은 팬데믹 시대가 있었고 인류는 그 시대를 잘 극복했다. 왜냐하면, 우리에게 희망이 있었기 때문이다. 보첼리의 청아한 목소리가 지치고 고통받는 모든 이들을 위로하고, 치유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한 희망의 노래를 부르는 모습이 눈에 선하다. 인류를 위로하고 긍정의 힘으로 일상의 생활로 돌아가야 한다는 희망의 메시지다.
□ 글: 중앙도서관장 김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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