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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의 거목들’이 주는 교훈 - 중앙도서관장 김 한 원도서관 칼럼 2020. 8. 27. 09:13
‘한국경제의 거목들’이 주는 교훈
‘한국경제의 거목들’(2010, 삼우반)은 편저로 우리나라 5개 기업 창업가의 창업이념과 기업가정신을 소개하고 있다. 이 도서에서 소개하는 창업 기업가들은 위기를 새로운 도전의 기회로 삼는 '역발상'과 '창조적 사고'의 소유자였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를 지닌 기업가들이다.
남다른 선견지명으로 반도체 산업에 투신, 생애 마지막 순간까지 설비 증설을 독려한 삼성의 이병철 창업가가 없었다면 메모리 반도체 부분 세계 1위 기업은 존재하지 못했다.
울산의 황량한 백사장에 조선소를 짓겠다며 500원 지폐의 거북선 그림을 꺼내 들고 영국의 은행가들을 설득했던 정주영 창업 기업가가 일찌감치 그 꿈을 접었다면 조선 강국은 먼 미래에나 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6·25전쟁의 잿더미 속에서 건져 올린 직기 20대에 꿈과 열정을 담아 석유에서 섬유까지 수직계열화를 일궈낸 SK 최종건 창업가의 기업가정신은 ‘한강의 기적’을 알리는 신호였다.
숱한 시행착오와 임직원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단파 라디오를 시작으로 전자 사업 진출에 나섰던 LG 구인회 창업가는 전란의 폐허 속에서 우리 경제를 일으킨 공신이다.
이들 창업 기업가들의 공통된 특징은 성실함, 강한 열정과 신념의 소유자라는 사실이다. 창업 기업가야말로 이러한 신념의 화신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들이 보여 준 불굴의 투지와 정확한 판단, 강력한 추진력과 하면 된다는 신념이 없이는 불가능한 것이었다.
그들은 열정과 신념으로 창업하고 성장시켰다. 아무리 어려운 역경에서도 멈추지 않고 끊임없이 새로운 사업을 계획하고 추진했다. 주변 사람들이 무리라고 생각하고 말려도 그들은 그들의 생각을 관철해 나갔다. 할 수 있다는 판단, 해야 한다는 의지, 하면 된다는 신념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강력한 신념과 의지야말로 기적을 일으키는 마인드 파워인 것이다.
이 책에서는 성공한 기업가와 실패한 기업가의 차이는 ‘정신적 차이’라는 것이다. 성공한 사업가는 도전과 개척정신, 신용제일주의, 신념의 정신, 기술혁신 주의를 특징으로 한다.
1997년의 IMF 외환위기와 2008년의 세계적 금융위기를 겪으면서도 굳건히 우리 경제를 지금까지 성장 발전시켜올 수 있었던 것은 정부의 정책적 노력과 기업가들의 굳건한 기업가정신과 실천 때문이었다.
일반적으로 기업가정신이란 기업의 경영과 관련된 경영인의 목표와 전략을 형성하도록 하는 신념과 지식을 반영하는 것이지만, 창업이념은 창업가에게 창업에 이르게 결단을 내리는 정신을 가리킨다. 창업이념이 기업을 세우는 원동력이라면, 기업가정신은 계속기업으로서의 기업을 존속시키고 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기업의 창업이념은 기업에 위기가 닥치거나 경영환경이 크게 변화할 때 큰 힘을 발휘하게 된다. 초심으로 돌아가는 길을 열어준다는 것이다. 예컨대, 우리 회사가 무엇 때문에 존재하고, 기업의 창업 목적과 목표를 위해 어떻게 경영해 나가야 할 것인가에 대한 해답을 생각하게 해준다.
지난달 삼성전자는 6G 백서 '새로운 차원의 초연결 경험’을 공개했다. 경쟁사보다 빠른 기술개발로 10년 후, 미래 먹거리를 선점하겠다는 최고 의사결정자의 의지다. 6G 백서를 들여다보면, 미래 핵심 통신기술로 커넥티드 기기의 폭발적인 증가, AI 활용 통신기술 확대, 개방형 협업을 통한 통신망 개발 등을 6G 시대의 새로운 추세의 시작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6G가 구현되면 차량, 로봇, 드론, 가전제품, 디스플레이, 건설기계 등 다양한 기기와 사물들이 통신 네트워크에 연결되어 현재의 디바이스들이 제공하지 못하는 경험을 체감하게 될 것으로 예상한다.
현재, 5G 세대의 진화가 상용화 초기 단계임에도 불구하고 10년 후를 내다본 기업가의 의사결정은 ’기술혁신 및 기술중시’라는 기업가정신에서 나온 것이다. 기업인으로서의 사명과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도전정신의 발로이다.
향후 우리 경제가 지속 가능한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업가의 기업 의지가 꺾이지 않고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고 거목으로 성장해야 한다. 급변하는 시대에 내일을 걱정하는 때에 10년 후를 바라보는 기업 백서의 발간은 기업가정신을 돋보이게 하는 대목이다.
□ 글: 중앙도서관장 김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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