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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서관 포커스] 숏폼 콘텐츠와 도서관 : 몰입할 것인가, 몰입 당할 것인가
    도서관 포커스 2022. 5. 30. 15:53

     

     

    단 15초만으로

     

     어느 날처럼 인스타그램에 들어갔다가, 쉴 새 없이 이어지는 릴스(Reels) 영상들을 멍하니 보게 된 적 있나요? 👀 그저 나의 여행 사진을 올리려 했을 뿐인데 누군가의 춤, 상황극, 메이크업, 요리 영상 등을 연달아 보던 경험이 있을 겁니다. 이처럼 인스타그램 릴스 이외에도 틱톡, 유튜브 숏츠 등 짧은 영상 콘텐츠들을 우리는 자주 만나게 되었죠.

     

      이번 도서관 포커스에서 이야기할 주제는 바로 이 숏폼(Short-form) 콘텐츠입니다.

     

    출처 : Pixabay

     

      숏폼 콘텐츠란 짧게는 15초에서 길게는 10분 단위의 콘텐츠를 의미합니다. 특징이 있다면 기존의 긴 영상을 짧게 편집해 제작하는 것이 아니라, 완결된 기획과 스토리텔링을 바탕으로 짧은 영상을 목적성 있게 제공한다는 점이죠. 따라서 매우 강렬하고 몰입력이 있어 나도 모르게 빠져들게 됩니다(김현지 외 2인, 2020).

     



    왜 짧은 영상을 자꾸 보게 될까? 

     

      🧠 뇌과학자들이 이미 분석한 바가 있답니다. 그 이야기가 담긴 「틱톡, 숏폼으로 브랜딩 하다(2021)」 내용 일부를 재구성해보았습니다.

     

    출처 : Pixabay

      첫 번째, 숏폼은 쌍방향적 소통을 일으킵니다. 👥

     우리의 뇌는 소통과 교류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쌍방향적이고 실시간 소통의 가능성이 열려 있을 때 학습 및 공감 능력이 모두 향상된다고 하는데요. 또한 다른 사람들로부터 직접적인 피드백이 왔을 때, 뇌에서 보상 호르몬인 도파민이 분비되어 기쁨과 즐거움을 느낀다고 합니다. 따라서 손쉽게 즉각적으로 영상을 제작해 수많은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는 숏폼 플랫폼이 이에 가장 최적화된 것이죠.

     

    출처 : Pixabay

       두 번째, 숏폼은 비상시적 강화로 우리의 뇌를 보상합니다. 😆

      우리의 뇌는 재미있는 영상이 등장해서 보상 호르몬인 도파민이 분비될 때까지 계속 여러 영상을 보게 만듭니다. 숏폼 플랫폼은 나와 관계없는 사람들의 영상도 추천 피드에 모아 연속적으로 제공해줍니다. 뇌에게 즐거움과 중독성을 주기 딱 좋은 환경이죠.

     

    출처 : Pixabay

       세 번째, 사람들의 주의집중 시간이 짧아졌습니다.

      미디어의 발달에 따라 더 많은 정보들이 실시간으로 공유되고, 사람들은 이런 환경에 적응하여 한 가지에 관심과 집중을 기울일 수 있는 주의집중 시간(attention span)이 짧아지게 되었습니다. 긴 텍스트나 영상은 집중력을 오래 유지하기 힘들기 때문에, 짧은 숏폼 영상 콘텐츠가 최적일 수밖에 없는 흐름이지요.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와 덴마크 국립공대, 영국 코크대학교의 연구자들이 공동으로 연구해 2019년에 발표한 논문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는 주제들이 점점 빨리 변하는 것을 보여줍니다. 트위터, 구글, 레딧, 위키피디아 등에서 최상위 검색어 해시태그와 사람들의 검색 패턴을 모델링한 결과, 한 주제에 대한 주의집중력이 지난 몇 년간 점점 짧아졌다고 하는데요. 이는 우리의 뇌가 하루에 주의를 기울일 수 있는 인지능력이 한정되어, 새로운 주제가 계속해서 올라오면 한 가지 주제에 주의력을 할애할 수 있는 시간이 줄어다는 의미라고 합니다.

     

    출처 : Pixabay

       네 번째, 사람들은 요약과 큐레이션을 짧게 제공받길 원합니다. 📑

      MZ 세대가 지식이나 콘텐츠를 소비하는 모습에서 특히 이 양상을 띱니다. 예를 들면 간접 독서 콘텐츠, 즉 짧은 영상을 통해 누군가가 책을 읽고 요약해준 정보를 습득하는 것을 좋아하는 것이죠. 또한 자기 자신 역시 즐겨 읽은 책이나 콘텐츠를 남들에게 소개해주는 걸 즐깁니다. 

     

      *2019년에 진행된 한 뇌과학 연구에 따르면, MZ 세대의 경우는 짧게 서로 다른 정보를 접하는 멀티태스킹 상황에서 오히려 한 가지 정보를 길게 보는 것보다 더 효율적인 퍼포먼스를 보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2020년에 미국에서 호주, 캐나다, 프랑스, 미국, 영국, 사우디아라비아 등 6개국에서 1만 2,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한 연구에 따르면 MZ 세대의 과반수 이상은 단 2초에 불과한 짧은 광고의 내용도 잘 기억하며 다른 세대와 분명한 차이를 보였다고 합니다.

     


     

     

    ‘#챌린지’를 넘어 공유의 방식으로

     

    싸이 X 슈가의 신곡 'That That' 챌린지

     

      틱톡, 릴스, 숏츠를 생각하면 각종 #ㅇㅇ챌린지가 떠오릅니다. 이제는 아이돌이 컴백하면 무조건 해야 할 프로모션 중 하나가 되었을 정도죠. 노래의 하이라이트 파트로 춤 챌린지를 찍어 올리면 많은 사람들이 이를 따라 해서 공유하도록 유도합니다. 간단하고 재미있어서 쉽게 참여할 수 있는 챌린지도 있고, 꽤 어려워서 도전 욕구를 자극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숏폼’하면 이 챌린지들만 떠올리기에는 너무 콘텐츠의 종류가 다양해졌죠. 이제는 각종 요리 레시피, 패션 조합 팁, 시사 상식 등 너무나도 다양한 정보를 이 숏폼에서 얻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요리용디 - 라면볶음밥 레시피

     

      이런 모바일 환경에 매우 친숙한 MZ 세대는 ‘영상으로 정보를 얻는 세대’라고 분석됩니다. 예를 들어, 이전에 어떤 화장품의 후기가 궁금하면 각종 블로그나 커뮤니티 등의 텍스트 형식 검색 결과로 정보를 얻었다면, 이제는 유튜브에 검색해서 생생하게 테스트 하는 영상으로 정보를 습득합니다. 또한 새로 마블 시리즈 영화가 개봉했는데 이전에 나온 영화를 보지 못했다면 요약본을 유튜브에서 보기도 하죠. 따라서 이제 숏폼은 단순 ‘챌린지’의 플랫폼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정보 공유의 방식을 새롭게 개척했다고 이해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 정보 공유의 퀄리티를 특히 20대들은 상당히 중요하게 여긴다는 점을 한 연구 결과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한 조사 기관의 연령대 별 틱톡 이용률 조사에 따르면, 틱톡은 이용자의 40% 이상이 10대였습니다. 1020세대가 모두 15분 내외의 짧은 동영상을 선호함에도 불구하고, 20대의 틱톡 이용자 비중은 8.3%로 전 연령층 중에서 가장 낮게 나타났습니다. 20대들이 틱톡을 사용하지 않는 이유로는 어떤 응답들이 있었을까요?

     

      이는 바로 ‘숏폼 콘텐츠에 대한 비선호’가 아니라, 틱톡에는 댄스 영상이 대부분을 차지하면서 다양한 콘텐츠가 공유되지 못한다는 점. 그리고 주 이용자가 10대를 중심으로 어린 연령대를 형성하며 생긴 앳된 플랫폼 분위기 등의 요인이 20대가 틱톡을 사용하지 않는 데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따라서 이는 곧 숏폼 콘텐츠에 있어서 단순히 짧은 길이보다는 콘텐츠의 내용과 밀도가 더 중요함을 의미한다는 것으로도 해석됩니다(김현지 외 2인, 2020). 

     

     


     

     

    어떤 것에 몰입할 수 있을까

     

      OTT 서비스(넷플릭스, 왓챠 등)에 들어가도 영화나 중장 편 드라마를 고르기가 상당히 어려워진 경험이 있지 않나요? 우리는 페이지 수가 많은 책도 선뜻 골라 독서를 시작하기가 힘들어졌습니다. 몰입하는 것보다, 몰입당하기가 쉬워진 세상임을 실감하게 되었죠. 따라서 현재 10~30대는 ‘가성비가 좋아야 보는 세대(틱톡, 숏폼으로 브랜딩 하다, 2021)’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매체가 인간을 앞서 나가기도 하는 세상에서, 우리는 자의로 어떤 것에 몰입할 수 있을까요? 우리가 찾던 양질의 정보가 결국 롱폼(long-form)이라면 이를 선택할 수 있을까요? 그리고 양질의 정보, 그 기준은 무엇일까요? 뉴미디어의 발전에 따라 기존 매체와 새롭게 나온 매체는 빠르게 변화하면서 대립과 공존의 과정을 거친다(Fidler, 1997)는 어느 연구자의 말처럼, 숏폼의 대세화도 양면이 존재하여 수많은 질문들을 남기고 있습니다. 

     

     

       이런 사회 변화를 도서관에서도 주시하고 있답니다. 숏폼의 대세를 위협으로 느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이용자들이 이제 어떤 서비스를 원하는지 고민해봐야 하는 것이죠. 김초엽 작가는 본인의 작품 <관내 분실>에서 미래 도서관을 ‘망자를 만날 수 있는 영상 기록관’으로 묘사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현재와 미래의 우리 사회에 필요한 도서관은 어떤 모습인지 상상해봅니다. 일단 이용자가 원하던 좋은 정보에 몰입할 수 있는 공간이 되는 것을 전제로 말이죠.

     

    작성자: 학술연구지원팀 김채윤 

    cykim@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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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고문헌>

    - 본문 이미지의 일부는 미리캠퍼스를 통해 제작되었습니다.

    - 김가현, 김지윤, 김송이, 송태민, 이훈석, 이효종, . . . 전아림. (2021). 틱톡, 숏폼으로 브랜딩하다 / MZ 세대를 사로잡는 숏폼 콘텐츠의 성공 법칙. 파주: 21세기북스.

    - Liu Yichen. (2020). 숏폼 동영상 콘텐츠의 지속적인 사용의도 고찰 - 틱톡(TikTok) 사례를 중심으로.

    - 김현지, 오세림, 조수빈.(2020).숏폼 콘텐츠 트렌드.마케팅,54(7),60-69.

    - https://www.bbc.com/news/health-38896790

    - https://www.tandfonline.com/doi/abs/10.1080/23279095.2019.1633535?journalCode=hapn21 

    - https://www.warc.com/newsandopinion/news/gen-z-is-better-at-recalling-ad-content-than-older-consumers/440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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